자가격리 중 출근·근무 태만…공공기관 '코로나 일탈' 백태

코로나 의심자 밀접 접촉 한수원 직원 회사 출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재택근무자 43명 지각
수자원조사기술원·한의학연구원 잦은 지각·근무일지 제출 지연 비판

 

[더구루=오소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엄격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안일한 대응이 비난을 샀다.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은 가족 내 코로나19 의심자가 발생해 자가 격리를 해야 했으나 이를 어기고 출근을 감행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과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직원들은 재택근무 기간 잦은 지각과 근무일지 제출 소홀로 업무 분위기를 저해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달 21일부터 2주간 실시된 내부감사에서 코로나19 의심자와 밀접 접촉한 직원이 재택근무 지시를 어기고 출근한 사실을 적발했다.

 

직원 A씨는 지난달 미국에서 유학하다 귀국한 자녀를 기차역에서 집까지 바래다줬다. 집에서는 공간을 분리해 생활했다. A씨의 자녀는 이상 증후를 느껴 지난달 6일 보건소에서 감염 여부 검사를 했고 다음날 오전 8시59분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녀와 밀접 접촉한 A씨는 정부 지침에 따라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코로나19 관리 대상 분류 기준을 개정해 해외 입국자를 의심자에 포함시켰다. 의심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은 의심자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A씨는 자녀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출근하면 안 되는 셈이다.

 

하지만 A씨는 이 같은 방침을 어기고 업무가 많다는 이유로 7일 오전 8시 20분께 출근했다. 자녀가 확진 통보를 받은 후인 당일 오전 9시 20분경 퇴근했다.

 

더욱이 A씨의 자녀가 확진 판정을 받은 4월은 정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시되는 시기였다.

 

한수원은 지난 2월에도 확진자가 발생했었다. 한수원은 경북 경주 본사와 월성원자력본부에서 확진자가 각각 1명씩 나왔었다. 결국 본사 건물과 월성원전 초소를 폐쇄하고 본사 직원 1000여 명이 재택근무를 했다. 확진자 발생으로 원전 가동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부주의한 행동으로 코로나 리스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택근무 기간 공기업 직원들의 불성실한 근무 태도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지난 2월 26일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가상사설망(VPN)으로 출·퇴근을 확인하고 재택근무일지를 작성하도록 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자체 조사 기간(3월 22일~4월 5일) 재택근무자 187명(총 592건) 중 43명(70건) 출근 시간보다 늦게 전산망에 접속했다. 직원 21명은 재택근무일지를 1~2줄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전임연구원도 지난 3월 24일 재택근무 기간에 원래 출근 시간보다 19분 늦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주1회 재택근무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으나 마감 기한보다 늦게 낸 보고서 건수는 3월 한 달만 4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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