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테슬라가 호주 광산업체 시라 리소스(Syrah Resources)와의 흑연 소재 공급계약 만기를 세 번째 연장했다. 시라 리소스는 계약 연장에 따라 3월까지 테슬라에 흑연 소재 샘플을 공급해야한다. 이번 계약 연장으로 테슬라의 '흑연 탈중국 의지'가 재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소재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시라 리소스는 미국 에너지부의 승인을 받아 흑연 활성 음극재(active anode material) 공급계약 만기를 1월 16일(현지시간)에서 3월 16일로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시라 리소스는 3월 16일 이내에 흑연 활성 음극재 샘플을 공급해야한다. 테슬라는 다음달 9일까지 공급망 기준에 충족하는 음극재 샘플을 공급받지 못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
테슬라와 시라 리소스가 흑연 음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2021년 12월이다. 테슬라는 계약에 따라 4년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비달리아에 위치한 시라 리소스 공장에서 생산된 흑연 음극재 8000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테슬라는 현재까지도 시라 리소스의 흑연 음극재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만기가 세 번이나 연장될 동안 흑연 음극재가 공급되지 못한 이유에는 품질 문제가 있다. 시라 리소스가 공급한 음극재 샘플이 테슬라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 지난해 7월 테슬라가 시라 리소스에 첫번째 불이행 통지(default notice)를 발송했을 때도 "전기차 배터리에 적합한 활성 음극재 샘플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사유를 설명했었다.
시라 리소스가 기준에 적합한 샘플을 공급하지 못하는 가운데 테슬라는 계약 파기 대신 연장을 선택했다. 시라 리소스에게 샘플 제작을 위한 추가 시간을 제공하기로 한 것. 테슬라는 당초 9월 16일 종료될 예정이던 계약을 2달씩 2번 연장해 총 4개월의 시간을 부여했다. 그리고 이번 연장으로 2개월을 더 기다리기로 했다.
테슬라가 시라 리소스와 계약을 연장하는 배경에는 탈중국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향후 1~2년내에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량에서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 음극재 대부분이 중국에서 공급되고 있으며, 중국 외 지역에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생산 시설 자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흑연 음극재 시장의 90%를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테슬라가 흑연 음극재 확보에 난항을 겪고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거의 유일한 대형 흑연 음극재 생산시설을 보유한 시라 리소스와의 계약을 파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라 리소스 측은 "구매계약상 불이행 상태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양측은 시정 기한을 2026년 3월 16일까지 연장했으며 주장된 채무불이행을 시정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가 배터리 소재와 관련해 탈중국 의지를 드러내면서 국내 소재 기업들의 공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글로벌 자동체업체에 천연흑연 음극재를 공급하기로 한 포스코퓨처엠이 주목받고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내년 10월부터 2031년 9월까지 4년간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6710억원 규모 흑연 음극재를 공급한다. 계약기간은 최장 10년까지 연장될 수 있으며 계약규모는 1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