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미포가 건조한 세계 최대 액화이산화탄소(LCO₂)운반선이 해운계 '오스카상'인 '그리스 쉬핑 어워드(Greek Shipping Awards)'에서 올해의 선박으로 뽑혔다. 친환경 기술 개발 노력을 인정받으며 저탄소 선박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재확인했다.
26일 그리스 해운사 캐피털 클린 에너지 캐리어스 그룹(Capital Clean Energy Carriers Corp, 이하 CCEC)에 따르면 HD현대미포가 건조한 LCO₂운반선 '액티브(Active)'호가 지난 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로이드 리스트(Lloyd’s List) 그리스 쉬핑 어워드'에서 '올해의 선박'에 선정됐다.
그리스 쉬핑 어워드는 세계적인 해운·조선 전문지인 로이드 리스트가 주관한다. 2004년부터 매년 열렸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해운 시상식으로 꼽힌다. 탱커와 컨테이너선, 여객선 등 주요 선종별 올해의 선박은 물론, 선박 중개인과 해운금융, 선주협회, 선원 등 해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부문별 시상도 진행한다.
액티브호는 미래 저탄소 운송 솔루션의 새 장을 열고 해운 업계의 탈탄소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선박은 HD현대미포가 작년 1월 CCEC로부터 발주를 받아 건조하는 LCO₂운반선 4척 중 첫 번째 선박이다. 2만2000㎥급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에 발주된 LCO₂운반선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액티브호는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m로, 얼음 바다를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내빙(耐氷) 설계기술(Ice Class 1C)이 적용됐다. 또한 바이로브(Bi-lobe)형 이산화탄소 저장탱크 3기를 장착해 영하 55도(℃)와 대기압의 5배에 달하는 저온·고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NH₃) 등 다양한 액화가스화물 운반이 가능하며, 육상 전원공급장치(Alternative Marine Power)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elective Catalytic Reduction)를 탑재해 친환경성을 갖췄다.
HD현대는 이번 수상을 통해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입증하며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시장 선점에 나선다.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자 탄소 포집·저장 수요가 늘며 LCO₂운반선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는 2050년까지 연간 6기가톤(GT) 이상의 탄소를 포집·저장하며 이 중 약 20%를 해상으로 운송할 것으로 예상했다. 약 2500척 가량 운반선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