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HMM이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 애드녹(ADNOC)이 인수한 선사 나빅8(Navig 8)에 MR 탱커를 인도한다. 친환경 설계가 적용된 MR 탱커를 넘기고 운용 수익을 나눠 갖는다. 해운업계의 지속가능성 과제에 대응하며 유조선 운임 상승에 따른 수익 확대가 전망된다.
18일 나빅8에 따르면 HMM으로부터 '타빗(Tabit)호'를 인도받아 '에코 MR 탱커' 선단으로 활용한다. 타빗호는 4만4996DWT(재화중량톤스)급으로 케이조선이 건조했다. 이달 안으로 인도 예정이다. 이로써 나빅8이 운용하는 에코 MR 탱커는 총 9척으로 늘었다.
이번 거래는 고정된 가격으로 계약을 맺고 선박을 빌려주는 용선 계약과 달리 나빅8이 여러 선박을 모아 운용한 후 HMM과 실적을 나누는 형태다. 여러 척을 활용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릴 수 있으며 가격이 고정되지 않아 운임 상승 시기에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2007년 설립된 나빅8은 석유 제품 수송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80여 척의 선박을 관리하고 30여 척을 소유했다. HMM을 비롯해 35개 이상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으며 전 세계 6개 대륙·14개 도시에 지사를 운영 중이다.
나빅8은 올해 초 애드녹에 인수됐다. 애드녹의 자회사인 애드녹 엘엔에스(Adnoc L&S)는 지분 80%를 10억4000만 달러(약 1조5300억원)에 획득했다. 남은 20%를 2027년 중반까지 추가 인수할 계획이다. <본보 2024년 6월 8일 참고 애드녹, 싱가포르 선사 '나빅8' 인수...유조선 32척으로 선대 확장>
인수 후 나빅8의 선대 확장 계획에도 속도가 붙었다. 니콜라스 부쉬(Nicolas Busch) 나빅8 최고경영자(CEO)는 "HMM의 합류는 풀 운영의 규모와 신뢰성을 강화하는 계기"라며 "친환경 선박 운영을 확대해 글로벌 해운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HMM은 석유 제품 운송의 전문성을 보유한 나빅8의 네트워크와 영업 역량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배출 저감 설계를 적용한 에코 MR 탱커로 글로벌 해운 규제에 대응하려는 고객사 수요도 충족할 수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MR 탱커 운임은 지난달 말 하루 평균 3만4000달러(약 5000만원)에 달해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꾸준한 화물 유입으로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