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 美 포테그라 인수 적신호…헤지펀드 '베라다스' 반대

2025.11.11 09:32:02

베라다스 "매각 구조, 주주 이익보다 경영진 이익 초점" 지적
DB손해보험, 포테그라 2.4조 인수 예정

 

[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 헤지펀드 베라다스 파트너스(Veradace Partners)가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Fortegra)를 DB손해보험에 매각하는 것에 반대하고 나섰다. 매각 구조가 주주 가치보다 경영진 이익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이유에서다.

 

베라다스는 10일(현지시간) 팁트리(Tiptree) 주주를 대상으로 포테그라 매각 안건에 반대를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송했다. 팁트리는 포테그라의 모회사로, 베라다스는 팁트리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비특수 관계인 주주 중 두 번째로 많은 지분율이다. 팁트리는 다음달 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베라다스는 "팁트리 이사회가 포테그라를 DB손해보험에 부적절한 가치 평가로 매각하기로 결정한 점에 크게 실망했다"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거래 구조가 팁트리 주주의 이익에 어긋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거래는 팁트리가 아닌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이러한 구조는 팁트리 경영진에게 10억 달러(약 1조4600억원)에 달하는 주주 자금으로 백지 수표를 발행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베라다스는 "현재 팁트리 시가총액과 포테그라 매각으로 얻게 될 수익금의 차이는 4억 달러(약 6000억원)를 초과한다"며 "매각 발표 이후 회사 주가는 23% 하락했고, 마지막 종가와 매각액 간 주당 10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실은 시장이, 팁트리 경영진이 회사 가치를 현금 가치보다 낮게 평가해 기업 가치를 훼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팁트리가 포테그라 매각과 관련해 희석주식당 28.75달러를 받는 데 반해 주주 수익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포테그라 매각의 실질적 수혜자는 팁트리 경영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DB손해보험이 포테그라를 인수하고자 한다면 모든 주주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DB손해보험은 지난 9월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의 발행주식 100%를 16억5000만 달러(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보험사가 미국 보험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인수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포테그라는 1978년 설립된 글로벌 보험그룹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본사를 두고 있다. 특화 보험, 신용·보증보험, 보증 등 보험 관련 서비스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작년 기준 연간 보험료 규모는 약 30억7000만 달러(약 4조4700억원), 순이익은 1억4000만 달러(약 2000억원)로 집계됐다.

 

DB손보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손해보험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본격 진출, 글로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성환 기자 kakah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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