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나윤 기자]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중국 합작사인 현대재산보험의 적자 원인에 대해 "잦은 임원 교체와 사업 구조가 적자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회사는 4년 연속 적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 적자까지 모두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기록했다.
24일 중국 매체 시나닷컴에 따르면 15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조용일 회장이 지난 4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8월에 선임된 홍령 현대해상 해외사업본부장이 중국법인을 책임지게 됐다.
시나닷컴은 "현대해상의 경우 조 회장 이전에 박인수, 오승찬, 이문복, 김태훈 대표 등이 비교적 짧은 임기를 거쳤다"고 지적했다.
또 "2024년 말 중국 경영진인 화농보험 장종타오가 기존 회사 출신인사들을 낙하산 식으로 데려오면서 경영 구조가 흔들렸다"며 "지속적인 임원 교체가 경영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급격한 사업 구조 재편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현대재산보험은 설립 초기 한국계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기업재산보험, 책임보험, 화물보험 등을 제공하며 안정적인 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중국 차량공유 플랫폼 디디와 세계적 PC 제조 기업 레노버가 합류한 이후 사업 전략이 크게 바뀌었다.
2020년 자본금을 약 5억5000만 위안(약 1100억원)에서 16억6700만 위안(약 3400억원)으로 증자한 뒤 단기건강보험 중심의 소비자 보험 시장으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2024년에는 다시 자동차보험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대재산보험은 “전기차 확대와 차량 호출 서비스 증가에 맞춰 신(新) 모빌리티 생태계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기차 보험과 온라인 호출 차량(디디 운전자 등)을 핵심 고객층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회사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지난 2023년 25%에서 2024년 52%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반면 건강보험 비중은 같은 기간 18%에서 4%로 급감했다.
문제는 이러한 급격한 구조 전환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중국 보험대리업체 파이파이왕의 양판 회장은 “자동차보험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업계 평균 손해율이 98%를 넘어선다”며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한 전환이긴 하지만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재산보험은 올해 상반기 중국 86개 손해보험사 중 손실 규모 2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순손실만 4400만 위안(약 90억원)에 달했다. 최근 4년간 누적 손실은 약 4억7000만 위안, 950억원으로, 상반기 손실을 합치면 이미 1000억원을 넘었다.
높은 보험료 수준도 부담 요인이다. 현대재산보험은 중국 57개 주요 손해보험사 중 자동차보험 평균 보험료가 가장 비싼 회사로 꼽혔다. 상반기 기준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5700 위안(약 110만원)으로 업계 평균 2000 위안(약 40만원)의 세 배 수준이다. <본보 10월 23일 참고 5년 연속 적자 가능성 현대해상 中 합작사, 보험료도 제일 비싸>
현대해상은 지난 2007년 중국에 현대재산보험을 독자법인 형태로 설립한 뒤 지난 2020년 현지 기업들과 합작 형태로 전환했다. 현재 현대해상이 33%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고 나머지 지분 중 32%는 디디, 레노버 등이 나눠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