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이 중형 SUV ‘R2’를 앞세워 영국 시장에 진출한다. 영국 시장을 발판삼아 유럽 자동차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리비안은 오는 2027년 내로 R2를 영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북미 시장에서 R2를 먼저 선보이고, 같은 해 하반기 유럽 시장에 좌핸들 모델을 투입한 이후 영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R2는 리비안의 첫 ‘글로벌 전략형 모델’로, 유럽 수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 영국 시장은 유럽 내 전기차 인프라 확대와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지역으로, 리비안은 이를 브랜드 인지도 확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
R2는 약 4.7m 길이의 중형 전기 SUV로, 1회 충전시 300마일(약 480km)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후륜 구동(RWD) 방식으로, 옵션으로 사륜 듀얼모터(4WD)를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약 4만5000달러(약 6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으로, 로테슬라 모델Y와 경쟁한다.
리비안은 기존 R1S·R1T보다 작은 차체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 저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RJ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R2는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리비안의 디자인 감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모두 담은 모델”이라며 “브랜드를 더욱 대중화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2의 가장 큰 특징은 폭스바겐그룹과의 전략적 기술 제휴를 통해 개발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6월 리비안에 50억 달러(약 6조8135억 원)를 투자하며, R2 플랫폼을 자사 전기차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전반에 적용하기로 협약했다. 이 플랫폼은 단순한 하드웨어 섀시나 파워트레인을 넘어, 전자제어장치(ECU) 통합 구조와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까지 아우르는 완전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형태로 설계됐다.
업계에서는 리비안의 R2 영국 출시가 단순한 신차 투입을 넘어, 유럽 내 생산·판매 네트워크 확충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내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리비안이 프리미엄 감성의 중형 전기 SUV를 통해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비안은 폭스바겐과의 협력으로 소프트웨어·전장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유럽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국 진출을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