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한국과 모로코가 양국 간 직항 항공편 개설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철도·물류 협력을 넘어 항공 연결망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북아프리카·유럽을 잇는 교역·관광 거점으로서 모로코의 전략적 가치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압데사마드 끼우쉬 모로코 교통·물류 장관은 8일(현지시간) 라바트 교통부 청사에서 유영윤 주모로코 한국대사를 접견하고 교통 분야 전략 파트너십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직항 항공편 개설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양측은 한국 항공사와 모로코 국영 항공사 로열에어모로코(Royal Air Maroc) 간 공동 운항(코드셰어) 방식으로 직항 노선을 신설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초기에는 인천–카사블랑카 구간을 주 2~3회 운항하는 형태로 시작해, 향후 수요 확대에 따라 주 5회 이상으로 늘리는 단계적 추진 전략도 논의됐다.
양측은 특히 직항편이 개설될 경우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되고, 기업인 왕래와 관광 수요가 동시에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 현재 한국에서 모로코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파리·마드리드 등 유럽 주요 도시를 경유해야 한다.
이번 직항 논의는 철도 분야에서 이미 쌓아올린 협력이 발판이 됐다. 현대로템은 지난 2월 모로코 철도청과 약 2조2027억 원 규모 2층 전동차 11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한국 철도 산업 역사상 단일 프로젝트 기준 최대 규모 수주다. 전동차는 최대 시속 160㎞, 450석 좌석을 갖추고 카사블랑카를 중심으로 주요 도시를 연결할 예정이다.
향후 직항 노선이 개설되면 한국 기업의 북아프리카 진출이 가속화되는 동시에 모로코 관광객의 한국 방문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부는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며 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 직항 노선은 양국 교류의 질적·양적 확대를 이끄는 핵심 연결고리”라며 “철도와 항공을 아우르는 협력은 한국과 모로코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 단계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