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시스템이 스위스 위성통신 장비 기업에 한화페이저 일부 사업을 매각했다. 최근 비핵심 투자 자산을 잇따라 정리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 군용 위성통신과 핵심 기술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20일 스위스투12(Swissto12)에 따르면 회사는 한화페이저의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ESA)' 핵심 기술과 관련 장비 일부를 인수했다. 인수 대상에는 주로 Ku·Ka 밴드 대역의 주파수에서 작동하는 전자식 스캔 안테나가 포함된다.
스위스투12 관계자는 "인수한 자산은 당사의 능동 전자주사식 배열 레이더 (AESA) 제품 개발을 보완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라며 "Ku·Ka 밴드용 전자식 스캔 안테나 기술을 중심으로 AESA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SA와 AESA는 전자적으로 빔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위성통신용 안테나 기술이다. Ku·Ka 주파수 대역은 각각 12~18GHz, 26.5~40GHz 범위로, 위성 데이터 통신에서 고속 데이터 전송과 안정적인 연결을 지원한다.
스위스투12는 2008년 설립된 스위스 바젤 본사의 위성통신 장비 제조사다. 소형 위성용 고성능 전자식 안테나와 사용자 단말기 개발을 주력으로 한다. 글로벌 위성 통신 사업자와 방산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한화페이저는 2005년 영국에서 설립된 위성통신 안테나 전문 기업으로, 2020년 한화시스템이 인수했다. 당시 한화시스템은 항공기 내 고속 인터넷 접속과 자율주행차용 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사업 확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지만, 2024년 12월 항공용 ESA 시장 수익성이 예상보다 낮다고 판단하며 사업을 청산하고 군용 지상 위성통신 안테나 사업에 집중하기로 발표했다.
한화시스템은 작년 12월 한화페이저 사업을 청산한다고 발표했다. 항공용 ESA 시장 수익성이 예상보다 낮고 군용 지상 위성통신 안테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한화페이저는 2005년 영국에서 설립된 위성통신 안테나 전문 기업으로, 2020년 한화시스템이 인수해 항공기 내 고속 인터넷 접속과 자율주행차용 텔레매틱스 등 사업 확장을 위해 운영해 왔다.
이번 매각은 한화시스템이 최근 유텔샛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과도 맞물려 민간용 위성통신보다는 방산 위성 통신과 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핵심 기술 협력과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한화시스템의 장기적 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 영국 원웹에 3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8.8%를 확보하며 글로벌 민간 위성통신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2023년 원웹이 프랑스 유텔셋에 편입되면서 한화시스템의 보유 지분이 5.4%로 줄었고 비상임이사직도 내려놨다. 지난 6월 한화시스템은 해당 지분을 전량 매각해 약 20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사회 경영권 부재와 방산 위성 중심 전략 전환이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