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진에 빠진 테슬라…노르웨이·스페인 제외하고 일제히 내리막

2025.08.05 15:24:31

스웨덴 86%·프랑스 27% 급감…7개월 연속 하락
일론 머스크 "규제 탓에 美 같은 경험 제공 못해"

 

[더구루=김은비 기자] 테슬라가 유럽 시장에서 '판매 부진의 늪'에 빠졌다. 최근 주력 모델 Y의 개편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와 스페인을 제외한 주요 국가 대부분에서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5일 시장조사기관 JATO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스웨덴에서 16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86% 급감한 수치다. 네덜란드에서는 지난달 443대 판매됐다.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이 외에도 △벨기에 460대(-58%) △덴마크 336대(-52%) △프랑스 1307대(-27%) 등 유럽 전역에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여기에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판매는 284대와 457대로, 각각 49%와 5% 하락했다. 이들 국가 판매는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노르웨이(838대)와 스페인(702대)은 각각 83%와 27% 증가했다. 노르웨이에서는 테슬라가 북유럽 일부 지역에 한해 ‘무이자 대출’ 혜택을 제공한 것이, 스페인에서는 전체 EV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의 올해 상반기 유럽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3분의 1 이상 줄었다.

 

테슬라 부진의 배경에는 유럽의 자율주행 규제,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적 논란과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 등이 꼽힌다. 미국은 제조사가 자율적으로 안전 기준 충족을 선언하는 ‘자기 인증(Self-Certification)’ 방식을 채택하지만, 유럽연합(EU)은 관할 당국이 직접 기술 적합성을 검증하는 승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능이라는 모델 Y의 구매 포인트가 유럽에서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것.

 

머스크 CEO 역시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유럽의 자율주행 규제로 인해 미국처럼 완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몇 분기 동안은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부분 변경된 모델 Y를 현지에 출시했으나, 본격적인 생산은 다음 분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테슬라의 반등은 단기간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럽 각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는데 다 중국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BYD는 지난달 스페인에서 2158대를 판매, 테슬라 3배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연내 새로운 저가형 모델 출시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6월 저가 모델의 첫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본보 7월 24일 기사 참고 테슬라, 저가 모델 생산 착수…올 하반기 양산 전망>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유럽에서 직면한 문제는 단순한 제품력 저하가 아니라 머스크 리스크, 정책 환경 변화, 격화되는 시장 경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미국과 유럽 소비자가 요구하는 가치가 달라진 만큼, 현지 맞춤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은비 기자 ann_eunbi@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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