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두산퓨얼셀이 영국 세레스파워의 기술을 기반으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양산에 돌입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연료전지가 주목받는 가운데, 두산은 양산체제 구축을 통해 연료전지 시장 주도권 확보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세레스파워는 28일 "전라북도에 위치한 두산퓨얼셀 공장에서 자사의 금속지지형 SOFC 기술을 활용한 연료전지 스택 및 발전시스템의 양산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두산퓨얼셀은 세레스파워의 전략적 라이선스 파트너 중 최초로 상업적 대량생산에 돌입한 기업이다.
두산퓨얼셀은 연내 첫 상업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전북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에 위치한 SOFC 공장은 지난 2022년 착공돼 약 3년 만에 완공됐다. 연간 50MW 규모의 전기발생 능력을 갖춘 SOFC 시스템 생산이 가능하다.
두산퓨얼셀은 SOFC 시스템을 데이터센터, 마이크로그리드, 건물용 전력, 선박용 보조전원 등 다양한 고정형 분산전원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AI 처리 기술 확산으로 급증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연료전지 도입으로 충족할 수 있다. 이밖에 △피크 전력 생산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마이크로그리드 안정화 △건물용 전력 시스템 △해상 운송 시장 보조전력 솔루션 등 다양한 정지형 전력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SOFC는 고효율·저소음·무공해 특성 덕분에 대규모 전력 처리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연료전지를 데이터센터의 독립형 전원 혹은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도입 중이다. 미국 블룸에너지도 인텔과 SOFC 공급 계약을 확대했다. SOFC는 천연가스, 수소 등 다양한 연료 활용이 가능해 AI 연산에 최적화된 전력 효율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갖춘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세레스파워와 두산퓨얼셀은 지난 2020년 기술협력을 맺고 발전용 SOFC 기술과 양산 체계 구축을 준비해왔다. 기존 인산형 연료전지(PAFC)에 강점을 지닌 두산퓨얼셀은 이번 SOFC 양산을 계기로 연료전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국내 시장 1위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게 됐다.
필 콜드웰 세레스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세레스파워의 고체산화물 설계는 다른 기술보다 높은 효율, 낮은 비용, 그리고 뛰어난 견고성을 갖춰 이러한 분야에 이상적인 기술"이라며 "두산퓨얼셀의 양산 개시는 이 기술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데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이두순 두산퓨얼셀 대표이사(사장)는 "세계 최대 연료전지 시장인 한국에서 세레스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첨단 SOFC 도입을 선도할 것"이라며 "기술 상용화 및 국내 생산 확대를 통해 상업용 전력 시장과 해상 모빌리티 분야에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통해 전 세계적인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