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고속질주했다. 현대차 브랜드 판매 순위는 전월보다 한 계단 오른 8위를 기록했다. 기아 판매량은 크게 위축됐다.
13일 독일연방자동차청(KB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독일에서 8830대를 판매, 브랜드 순위 8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8.6% 증가한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은 3.7%로 집계됐다.
기아는 5024대를 판매, 브랜드 순위 13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2% 두 자릿수 급감한 수준으로 점유율은 2.1%를 기록했다.
1위는 5만48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점유율은 20.9%로 집계됐다. 2, 3위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로, 각각 2만1788대, 2만354대 판매했다. 점유율은 각각 9.1%, 8.5%다. 4위부터는 △스코다(1만9776대, 8.3%) △아우디(1만7764대, 7.4%) △시트(1만3011대, 5.4%) △오펠(1만462대, 4.4%) △포드(8793대, 3.7%) △토요타(7227대, 3.0%) 순으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독일 내 전기차 수요 확대 흐름 속에서 아이오닉5·5N·6,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 4종을 고르게 운영한 것이 판매 상승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독일 전기차 등록 대수는 4만3146대로, 전년 대비 44.9% 급증했다. 전체 등록 차량(23만9297대) 중 18% 수준이다.
이같은 전기차 판매 증가는 최근 독일 정부의 전기차 세제 지원 확대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는 법인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 한도를 기존 10만 유로(4000만 원)에서 10만 유로(1억5800만 원)로 확대하는 한편 2035년까지 자동차세 면제, 추가 감가상각 혜택 등을 논의중이다.
반면 기아는 신차 출시가 지연되며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1년 하반기 출시한 EV6는 이미 독일에서 출시된 지 약 3년이 지난 모델이며 내연기관 모델인 시드(CEED)와 스포티지 등도 풀체인지 없이 부분변경 모델만 판매 중이다. 신차 부재가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
현대차·기아는 오는 하반기 신형 전기차를 출시, 독일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오는 3분기(7~9월) ‘아이오닉 9’을 유럽에 순차 출시하고, 4분기(10~12월)에는 신형 ‘아이오닉 6’를, 기아의 경우 EV4 등 신모델을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