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기아가 멕시코 공장에서 중국산 듀얼 계기판을 공급받으며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미국 관세 리스크와 생산비용 증가에 대비해 중국 부품사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장부품 업체 천우위전자(天宥伟电子)는 현대차그룹 멕시코 공장에 듀얼 스크린 클러스터를 공급하고 있다.
천우위전자는 듀얼 스크린 클러스터를 비롯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전장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현대자동차·기아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멕시코 현지 공장을 통해 북미 완성차 업체(OEM)에 대한 공급을 확대 중이다.
기아는 중국 업체 기술력과 단가 경쟁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미국 관세 및 정치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천우위전자를 공급처로 선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공장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한편,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모양새다. 기아가 올해 멕시코 공장에 대해 밝힌 투자 계획 금액은 26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줄었다. 기아가 전년도 투자금액보다 낮춰 잡은 것은 지난 2022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기아 멕시코 공장은 미국 수출 핵심 기지로써 최근 수출이 확대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 관세 리스크로 인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1~3월) 기준 멕시코 공장 미국 수출은 3만9724대로, 전년 동기(3만1145대) 대비 27.5% 증가했다.
기아의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공장은 연간 최대 40만 대 생산 규모로, K3(현지명 리오), K4(포르테) 등 주력 모델을 조립·생산하고 있다. 2016년 가동 이후 지난 2024년 8월 기준 누적 생산 200만 대를 돌파, 북미 수출 거점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등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공급망 전략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특히 멕시코 공장은 관세 우회 생산기지로, 중국 부품사의 조립 현지화를 활용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