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심 광물 문제는 원자재 공급 아닌 '가공'"

2025.05.04 08:00:58

'美 유일 상업 가공시설 보유' 에너지퓨얼스, 공급망 재편 핵심 주체로 부상

[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이 직면한 핵심 광물 공급망 위기의 본질은 '채굴'이 아닌 '가공'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고부가가치 광물소재를 상업적으로 정제·가공할 수 있는 시설은 극히 드물며, 이로 인해 공급망 자립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영국 자원·에너지 전문 투자 분석 플랫폼 '크럭스 인베스터(Crux Investor)'에 따르면 매튜 고든(Matthew Gordon) 크럭스 인베스터 공동창립자는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희토류 산업에서 진짜 병목지점은 원료가 아니라 가공 인프라"라며 "이 때문에 상업 규모로 희토류를 분리·정제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인 에너지퓨얼스(Energy Fuels)의 화이트 메사 밀(White Mesa Mill)은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퓨얼스는 미국 유타주에 위치한 화이트 메사 밀을 통해 실제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산화물을 작년에만 38톤(t) 생산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가능성'에 그치지 않고, 이미 검증된 상업 생산 역량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평가다.

 

회사는 향후 생산 능력을 연간 6000t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디스프로슘(Dy)과 터븀(Tb)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도 수백t 단위로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설비 확장을 추진 중이다. 특히 우라늄과 희토류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크랙 앤 리치(crack-and-leach)’ 설비 도입으로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에너지퓨얼스는 아프리카, 호주, 브라질 등에서 모나자이트(희토류 함유 광물) 확보에 나서며 원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 톨리아라(Toliara) 프로젝트(연 2만6000t) △호주 도널드(Donald) 프로젝트(지분 49%, 전량 인수 권리 보유) △브라질 바히아(Bahia) 프로젝트(100% 소유) △미국 내 케모어스(Chemours)사와의 공급 계약 등을 통해 총 4개 대륙에서 장기적인 원료 확보 전략을 실행 중이다.

 

특히 단순한 원료 처리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전기차·방산용 자석 생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을 아우르는 ‘비중국 중심 희토류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지난 3월에는 한국·미국 양국에서 EV 및 하이브리드 구동계 공급망을 운영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협력 관계를 맺고, 희토류 자석까지 연결되는 공급망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본보 2025년 3월 18일 참고 포스코인터, 美 최대 희토류 기업과 '구동모터코아 핵심' 영구자석 북미 공급망 구축>

 

이같은 행보는 미국 정부의 전략적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최근 재집권한 트럼프 행정부는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국가 안보 문제'로 규정하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했다. 에너지퓨얼스는 이미 운영 중인 인프라를 갖춘 기업으로, 정부 지원금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소수 기업으로 분류된다.

 

에너지퓨얼스는 희토류 외에도 우라늄, 중광물 모래(HMS) 등 다양한 자원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작년에는 중광물 판매로만 약 3987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계약된 우라늄 20만~30만 파운드 외에 추가 현물 판매 가능성도 있다. 희토류 사업도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한 상태다.

 

고든 공동창립자는 "에너지퓨얼스는 희토류 가공에서 '희소 프리미엄'을 가진 기업"이라며 "이미 인프라가 갖춰졌고, 생산도 검증됐으며, 미국 안보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공급망 자립과 디글로벌라이제이션, 에너지 전환에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덜 위험한 선택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