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한아름 기자] 미국 유통 시장에서 '리세일'(Resale)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환경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기업들의 ESG 경영 정책과 '개념 소비'를 우선시하는 소비자의 증가가 리세일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30년 미국 온·오프라인 리세일 시장 규모는 3539억 달러(약 465조 3785억원)에 달한다. 2021년(1601억 달러)보다 시장이 급격히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온라인 리세일 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이며 3년 내 오프라인의 시장 가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리세일이 지속가능성과 순환 경제 대한 책임감 있는 '쿨한 소비'로 인식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많은 소비자가 환경 및 사회 문화에 관해 관심을 두고 있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 및 정직성에 높은 가치를 두고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케이피엠지(KPMG)가 2022년 11개국 3만 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행동 심층 분석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6%가 경제 성장보다 환경 보호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86%는 개개인이 가능한 한 더 줄이고(reduce) 재사용(reuse)하고 재활용(recycle)할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리세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세일 업체도 주목받고 있다. 스레드업(thredUP)이 대표적이다. 스레드업은 2009년 처음 미국에서 중고 의류 온라인 판매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헌 옷만 팔아 2021년 3월 나스닥(Nasdaq)까지 상장했다. 스레드업의 작년 3분기 매출은 679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의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 리세일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2월 기준 스레드업의 가치는 1억8283만 달러로 평가된다.
실제 기업도 ESG 경영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리세일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 경영 철학을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H&M은 2013년부터 꾸준히 리세일 캠페인을 유지해온 결과, 글로벌 인지도가 상승했다. H&M이 자사 구매 제품과 상관없이 재활용하거나 재판매할 중고 의류를 가져오도록 장려하며 지속가능성 추구의 기업 방향성을 대중에게 드러낸 점이 주효했다. 수집된 옷은 새로운 재생 섬유 라인인 'H&M 컨셔스'(H&M conscious)를 통해 재활용되거나 리세일 플랫폼인 'H&M 리웨어'(H&M RE:WEAR)를 통해 재판매됐다.
반면 포에버21(Forever21)은 2000년 중후반 전성기를 누리며 성장했으나 ESG 경영 도입 실패 후 쇠퇴했다. 포에버21은 한때 세계 57개국에 8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했으나 2019년에 파산신청서를 제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H&M은 순환 패션 생태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ESG 경영 기업의 이미지를 잘 쌓았다"며 "기업은 ESG 경영을 필연적인 시대 흐름 속에서 더 이상 비즈니스 장벽이 아닌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