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스웨덴 '볼보'가 폴란드에서 생산 협력을 논의하며 차세대 전기차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양사는 안정적 조달과 품질 관리 체계 강화를 통해 전동화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볼보차 실무진이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방문해 생산 준비 상황과 공급망 운영 체계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 측 엔지니어링 및 공급업체 성과관리 담당자 등이 함께해, 양사 간 협력 범위가 단순 납품 관계를 넘어 생산 및 품질 관리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만남은 볼보가 준비 중인 차세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의 본격 양산 시점과 맞물려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모델 투입을 앞두고 셀 사양 검증, 품질 기준, 납기 일정 등 세부 조율을 위한 실무 협의 성격이 짙다. 볼보가 배터리 팩 자체 조립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셀 공급사와의 통합 밸리데이션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 불량률과 납기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은 유럽 내 최대 규모 배터리 생산 거점이다. 현재 볼보의 유럽향 주요 전기 SUV 모델에 니켈·코발트·망간(NCM) 기반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볼보는 전동화 라인업 확대에 따라 유럽 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절실한 상황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은 그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볼보는 2019년 LG에너지솔루션과 CATL과 각각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배터리 조달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유럽 내 신규 배터리 프로젝트가 잇따라 지연되고, 합작사까지 설립했던 주요 협력사 노스볼트가 파산하면서 공급망 안정성에 균열이 생겼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며, 볼보의 유럽 전기차 생산에서 사실상 핵심 공급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