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투자' 프렐류드 가스전 잇단 사고·부실 대응 뭇매

2021.02.05 14:53:00

안전 교육 부실·코로나19 유행에도 작업장 이동 강요
장비 품질 문제 제기 근로자 보복성 해고
쉘 "안전 최우선 원칙 고수"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지분 투자하고 미국 쉘이 운영하는 호주 프렐류드(Prelude) 가스전이 연이은 사고로 도마 위에 올랐다. 안전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고 사고 위험을 거론했다 일자리를 잃은 직원도 있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에너지뉴스블루틴(Energynewsbulletin·이하 ENB)은 5일(현지시간) 2019년 6월 30일부터 1년간 규제 기관에 제출된 프렐류드 가스전 관련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ENB는 "수많은 사고와 장비 오작동, 위험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며 여러 사례를 들었다.

 

2019년 7월에는 가스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플레어붐에서 얼음덩어리가 인도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이후 예방 조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한 달이 채 안 돼 배에 연결된 파이프인 로딩암(loading arm)에서 8kg의 얼음덩어리가 낙하해 안전모를 쓴 근로자가 맞았다.

 

두 건의 사고가 일어날 동안 규제 기관인 호주 연안석유안전 및 환경관리국(National Offshore Petroleum Safety and Enviromnmental Management Authority·NOPSEMA)은 사고 예방 노력에 소홀했다. 사고 전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사를 수행하도록 제안하지 않았다고 ENB는 보도했다.

 

안전 교육은 미흡했다. 2019년 9월 여러 근로자가 파이프와 유조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던 중 파이프 하나가 시속 10km의 속도로 돌아가며 노동자를 칠 뻔한 사고가 있었다. ENB는 "사고 보고서는 주요 원인으로 '절차 미준수'를 적시했다"며 "근로자는 작업의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2월 고압 증기관의 유지·보수를 하던 작업자는 열 스트레스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온도가 높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만큼 30분간 교대로 근무하고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적정한 교육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근무지 이동을 강요했다는 근로자의 증언도 있었다. 익명의 근로자는 "내 집을 떠나 서호주에서 근무하라는 전화와 메시지를 수없이 받았다"며 "회사는 직원의 건강과 안전보다 프렐류드 자산을 우선시했다"고 전했다.

 

안전 문제를 제기한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었다. 한 근로자는 장비의 안전성과 품질 평가의 오류 경영진에 보고했다가 회사를 떠나야 했다. NOPSEMA에 신고하며 조사가 이뤄졌다. 호주 해양 노동조합인 오프쇼어 얼라이언스(Offshore Alliance)는 "프렐류드뿐 아니라 많은 해양 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은폐하는 문화가 있다"며 "노동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나는지 말하기 꺼려지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결함이 있는 장비 사용과 품질이 보증되지 않는 안전장치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쉘은 ENB를 통해 "안전은 쉘의 핵심 가치"라며 "모든 사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철저히 조사해 근본 원인을 밝히고 우선순위로 해결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프렐류드 가스전은 호주 서부 브룸 지역 북서부 475㎞ 지역에 있는 해저 가스전이다. 쉘이 지분 67.5%를 가진 최대 주주이며 일본 인펙스(Inpex·17.5%)와 가스공사(10%), 대만 CPC(5%)가 참여하고 있다. 삼성준공업이 해양 부유식 액화플랜트(FLNG)를 건조했다. 안전 문제와 운영비 상승,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2월 이후 FLNG 가동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재개됐다. <본보 2021년 1월 12일 참고 '가스공사 투자' 호주 프렐류드 가스전 재개>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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