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채권단, 만기대출 상환 조건부 연장 '가닥'…과제 '첩첩산중'

2020.12.21 12:40:06

매각 성사·외국 채권자 만기대출 상환연장 등 전제
매각협상 결렬 땐 미래 불투명…법정관리 가능성도

 

[더구루=김도담 홍성환 기자] 쌍용차 국내 채권단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12월 만기하는 쌍용차 대출 975억원(산은 900억원·우리 75억원)의 상환을 조건부로 3~6개월 연장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단이 전제조건으로 내건 쌍용차 매각 성사와 외국 금융사의 차입금 만기 연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쌍용차의 미래는 한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

 

21일 쌍용차와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쌍용차 매각 성사와 외국 채권자 차입금 만기 연장을 전제로 이달로 예정된 975억원의 대출 상환 만기 연장을 검토키로 했다.

 

산은은 올 7월 만기 예정이던 쌍용차 대출 900억원의 만기를 이달 21일까지 약 5개월 연기해줬다. 그러나 쌍용차는 현재로서도 갚을 여력이 없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영 악화와 맞물려 지난 4월 쌍용차 경영권 포기를 선언한데다 쌍용차는 2016년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이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대출 상환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의 대출 만기 연장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국책은행으로서 수천명의 직·간접 고용하고 있는 쌍용차가 이대로 무너지를 걸 지켜보기도 어렵다. 이번 '조건부' 대출 상환 연장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쌍용차에 3~6개월 가량 시간을 더 주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쌍용차와 대주주 마힌드라가 현 시점에서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마힌드라는 미국 자동차 유통사 HAAH 오토모티브와 쌍용차 경영권 매각 협상을 상당 부분 진행했으나 인도 정부와 인도중앙은행이 감자(주식 수를 줄이는 것)를 통한 이번 매각을 불허하면서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본보 2020년 12월 11일자 참고 [단독] 쌍용차 투자유치 난항…印중앙은행, 마힌드라 매각 방식 '불허' 

 

HAAH 측이 아직 매각 철회를 선언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 시점에서 매각 성사를 장담하긴 어렵다. HAAH가 실제 약속한 투자를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HAAH는 협상 과정에서 2억5800만달러(약 2900억원) 투자를 제안했으나 이 회사의 연매출은 250억원에 불과하다.

 

외국 채권단에 진 빚 약 600억원은 이미 이달 15일 만기가 끝나고 연체 중이다. JP모건 200억원, BNP파리바 10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 300억원 등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마힌드라도 15일(현지시간) 이 대출에 대한 보증을 서기로 했다. 이 대출은 원래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다는 전제로 이뤄졌는데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기존 대출에 대해선 일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본보 2020년 12월 16일자 참고 마힌드라 "쌍용차 대출 600억 보증…단 미상환 원리금 범위만">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이 보증을 근거로 이번 주 중 이들 금융사와 만기 연장 협상에 나선다.

 

쌍용차로선 외국계 은행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사실상 원점이 된 매각 협상을 성사시켜야만 지난달 출시한 올 뉴 렉스턴의 인기로 되살린 불씨를 살릴 수 있다. 하나라도 틀어진다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쌍용차는 2009년에도 대주주의 경영권 포기와 그에 따른 법정관리, 이 과정에서 이뤄진 인적 구조조정으로 홍역을 치렀었다.

김도담 홍성환 기자 dodam@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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