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 김수현 기자]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지속됨에 따라 글로벌 원유 공급량에 비상이 걸렸고, 시장에서는 배럴당 125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7% 이상 급등하며 장중 배럴당 119.5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월 말 미-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배럴당 107달러에 육박하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은 이란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해상 봉쇄에 나섰으며, 이란도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폐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자"는 이란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석유업계 경영진 회의에서 해상 봉쇄를 연장하는 조치를 논의했다. 이란 역시 미국의 봉쇄 조치가 철회되지 않는 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는 현재와 같은 대치 상황이 지속될 경우 브렌트유가 조만간 125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플러는 "글로벌 시장이 공급 부족을 견디지 못하고 트럼프 정부를 압박하거나 수출길이 막힌 이란이 먼저 한계에 부딪혀야만 해결의 기미가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선언도 에너지 시장의 변수가 됐다. UAE는 전쟁으로 인한 공급 부족 상황에서 기존 쿼터제에 묶이지 않고 독자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UAE의 이탈에 대해 "휘발유와 원유 가격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신호"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으나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는 UAE의 증산 노력도 물리적인 운송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미즈호증권USA의 로버트 요거 이사는 "이 혼란을 끝낼 확실한 게임 플랜이 나오기 전까지 유가는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