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정부가 맥주 주세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선을 그었다. 주류업계와 소상공인이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국제적인 보건 규제 강화 흐름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논지다. 업계 양대 산맥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주세 인하의 우선순위를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돌파구 마련을 위한 최종 합의안(원보이스)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재정경제부 담당 부서와 올해 정부 세제개편안과 관련한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협회 측은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맥주업계와 소상공인들에 대해 정부 차원의 주세 조정 등 실질적인 지원 방안 검토를 건의했다. 그러나 재경부 담당 사무관은 "국제보건기구(WHO) 등 국제단체들이 주류세 강화를 강력히 권고하는 추세"라며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감안할 때 현재로선 주세 인하를 검토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맥주 주세는 2023년 4월 이후 현재까지 동결된 상태다. 재경부는 별도의 조정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글로벌 규제 흐름상 주세 인하는 어렵다"며 불가 방침이 완강한 가운데 업계마저 의견 충돌로 세제 개편안 반영은 사실상 물 건너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사실상 '맥주 주세 인하 불가'의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업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입장 차이다. 오비맥주는 최근 업황 악화를 고려해 맥주 주세 인하를 강력히 밀어붙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하이트진로는 맥주보다 소주 관련 주세 경감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맥주가 주력인 오비와 소주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하이트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엇갈리는 구도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주류업계의 단일대오 형성 여부가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이번 주 내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간 의견을 조율해 정부에 제출할 최종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공통된 결판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주 내로 하이트진로와의 공감대를 형성해 단일대오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 중반 예정된 양사 실무진과 경영진 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이번 주 내로 극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정주 세제 개편안 대응은 동력을 잃고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도 주류 가격이 외식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향후 정부 세제 개편 과정에서 업계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협회 관계자는 "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다각도의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추가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