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자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990 PRO'를 모방한 가짜 제품 유통 사례와 관련해 공식 대응에 나섰다. 외형을 넘어 성능 일부까지 흉내 낸 위조 제품이 확인되면서 브랜드 신뢰도 관리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가짜 저장장치 유통 문제에 대해 "가짜 저장장치 관련 신고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삼성은 이같은 위조품 유통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제품은 삼성 온라인 스토어 또는 공인 판매처를 통해 구매하고, 삼성매지션 소프트웨어로 정품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례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장 및 소비자 여러분의 모든 제보에 감사드린다"며 "위조품이 의심되는 경우 삼성 제품 서비스 채널을 통해 문의해달라"고 덧붙였다.
유럽 유통망에서 확인된 위조 제품은 삼성전자 '990 PRO' SSD를 그대로 모방한 형태로 판매됐다. 오스트리아 판매 채널을 통해 구매된 사례에서는 정품과 유사한 포장과 봉인, 생산일자까지 표기돼 외관만으로는 식별이 쉽지 않았고, 비교 과정에서 인쇄 품질 저하와 일부 표기 배열 차이가 드러났다.
하드웨어 구성에서는 정품과의 차이가 분명히 나타났다. 정품은 검은색 기판을 사용하는 반면 위조 제품은 파란색 기판을 적용했고, 삼성 자체 설계 컨트롤러 대신 외부 칩이 탑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제품은 포맷이 되지 않아 저장장치로서 기본 기능조차 수행하지 못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저장장치 상태와 정보를 확인하는 프로그램 '크리스탈디스크인포(CrystalDiskInfo)'를 통한 분석에서도 이상 징후가 확인됐다. 용량이 정상 수치 외에 별도로 표시되거나 펌웨어 식별값이 삼성 제품 체계와 맞지 않는 사례가 확인됐다. 삼성전자 공식 관리 소프트웨어에서는 ‘990 PRO’로 인식되면서도 ‘논삼성(Non-Samsung)’으로 표시되며 진단 스캔과 성능 최적화 등 주요 기능이 제한됐다.
일부 위조 제품은 성능 테스트까지 통과하는 방식으로 정교화됐다. 일본에서 유통된 제품은 PCIe(PCI 익스프레스) 4.0 기반 SSD로 정상 인식되고 순차 읽기·쓰기 속도도 정품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일정 구간 이후 전송 속도가 급격히 저하되며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서 성능 차이가 발생했다.
위조 제품 확산은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과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SSD 가격 상승으로 프리미엄 제품과 저가 제품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됐고, 이를 노린 위조 제품이 낮은 가격으로 유통되며 소비자 혼선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