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소비자용 SATA(Serial ATA) 인터페이스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스테디셀러인 '870 이보(EVO)’ 시리즈 용량을 8TB까지 확대하며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고부가가치 대용량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 구형 PC와 서버 등 여전히 견고한 'SATA 규격' 수요층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와 국내외 유통망을 통해 870 이보 8TB 모델(MZ-77E8T0)을 공식 출시했다. 해당 모델은 기존 4TB까지였던 이보 시리즈의 최대 용량을 두 배로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8TB 모델은 낸드 구조를 기존과 동일한 트리플레벨셀(TLC·셀당 3비트) 브이낸드(V-NAND)로 유지하면서도 내부 구성은 보강됐다. 순차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최대 초당 560MB, 530MB로 SATA 인터페이스 한계 수준을 유지하며 속도 개선보다는 용량 확대와 안정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신제품은 기존 4TB 모델과 비교해 저장 공간뿐만 아니라 데이터 처리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 사양을 대폭 끌어올렸다.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를 보조하는 임시 저장 공간인 'D램 캐시 메모리'는 기존 4GB(LPDDR4)에서 8GB로 확장됐으며, 제품의 수명을 의미하는 '총 쓰기 가능 용량(TBW)' 수치는 기존 2400TBW에서 4800TBW로 정확히 두 배 상향돼 업계 최고 수준의 내구성을 확보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2.5인치 SATA SSD 라인업에서 8TB 제품을 QLC 기반 ‘870 QVO’ 시리즈로만 운영해왔다. 이번에 TLC 기반 이보 라인까지 고용량 구성을 확장하면서 내구성과 용량을 동시에 요구하는 수요를 겨냥한 제품 구성을 갖췄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낮은 SATA 제품군을 정리하고 NVMe SSD에 집중할 것이라는 ‘생산 중단설’이 제기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TLC 기반 8TB 신제품을 출시하며 기존 라인업을 유지하는 방향을 택했다.
8TB 모델 출시는 지난해 12월 제기된 생산 중단설과 대비되는 행보다. 당시 해외 테크 채널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용 SATA SSD 생산 종료 전망이 제기됐으나, 이번 신제품으로 해당 관측은 힘이 빠지게 됐다. <본보 2025년 12월 15일 참고 삼성전자, SATA SSD 생산 중단설 '솔솔'…저수익 제품군 재편 움직임>
유럽 시장 기준 약 1300유로(한화 약 226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포착된 이 제품은 한국과 베트남 생산 거점을 통해 공급된다. 삼성전자는 5년의 제한 보증 기간과 전용 관리 소프트웨어인 '매지션(Magician)' 등을 통해 사후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