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내 재건축의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아파트 지구의 시공사 선정 작업이 본격화했다. 선거 결과에 따른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을 우려해 조합들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도 수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압구정 3·4·5구역 5월 말 시공사 선정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재건축 3·4·5구역이 오는 5월 말 일제히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한다. 3구역은 25일, 4구역은 23일, 5구역은 30일로 예정돼 있다.
압구정 재건축 지역은 총 사업비 14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초대어' 단지로, 3·4·5구역 세 곳의 총 공사비만 9조원을 넘어선다.
이 가운데 현대1~7차, 10·13·14차, 대림빌라트를 포함한 3구역은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총 사업비가 5조5000억원이 넘는다. 4구역은 현대8차와 한양3·4·6차를 통합 재건축해 최고 69층 1722가구로 규모의 대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가 2조원을 웃돈다.
◇"단독 입찰 가능성 높다"
3구역은 현대건설, 4구역은 삼성물산이 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현재까지 경쟁에 나서는 건설사가 없어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행 도시정비법상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가 1곳 이하일 경우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자동 유찰되며, 두 차례 연속 유찰될 경우 조합이 단독 입찰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2구역도 현대건설이 지난해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따냈다. 이런 가운데 3구역과 4구역도 수의계약 수순으로 가면서 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주 경쟁 대신 사업성이 확실한 사업장에 주력해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과 정비사업 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과거의 무리한 경쟁을 피하고, 각자 강점이 있는 구역을 선점해 실리를 택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로 인한 단독 입찰은 사업의 안정성과 속도를 높이는 측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5구역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정면으로 맞붙은 가장 뜨거운 격전지다. 3구역과 4구역이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로 가는 가운데, 5구역은 양사가 각각 세계적인 건축설계사무소와 협업하고 시중은행·증권사를 총동원해 자금지원에 나서는 등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압구정 3·4·5구역이 5월에 시공사 선정을 진행하는 이유는 6월 지방선거라는 변수 전에 사업의 확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서울시장이 바뀌고 시정 기조가 변할 경우, 현재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이나 용적률 인센티브 등의 가이드라인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어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