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우리은행을 비롯한 캄보디아 현지 금융사들의 부실채권(NPL)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은 부실채권 매입을 위한 자산관리회사(AMI)를 설립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사태 해결에 나섰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10일(현지시간) 시중은행과 소액금융기관(MFI)으로부터 부실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승인했다.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자산관리회사는 지난 1997년~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정부 지원 형태로 운영된 바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아직까지 공식적인 자산관리회사가 설립된 적이 없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구체적인 자산관리회사 설립 지침을 공개하기도 했다. 등록 자본금은 최소 5000만 달러(약 700억원) 이상이어야 하며 "투명한 거래와 상호 합의된 가격을 통해 담보가 설정된 부실채권을 인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번 자산관리회사 설립 논의는 캄보디아 내 부실채권 문제가 꾸준히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12월 캄보디아 금융권의 부실채권 상승과 이익 감소가 금융 시스템을 압박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IMF 자료를 보면 캄보디아 시중은행의 평균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6.2%에서 올해 7.8%로 증가할 전망이다. 소액금융기관의 평균 부실채권 비율도 지난해 7.4%에서 올해 1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계 은행 중에선 우리은행 캄보디아가 부실채권 비율 10.5%로 전체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캄보디아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경제는 지난 1년 동안 미국의 관세 압박 외에 태국과의 군사 분쟁 등으로 인해 관광, 무역 분야에서 타격을 입어왔다. 특히 태국에서 귀국한 10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은행과 소액금융기관 대출을 갚지 못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연료를 전량 수입하는 캄보디아 경제에 새로운 뇌관이 되고 있다. 실제 캄보디아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가격은 일주일 만에 약 14% 급등하기도 했다.
한편,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3월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와 부실채권 문제 해결을 위한 MOU를 맺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경제 정보 제공을 위한 협력 체계 구축 △공식 발표된 법률·규제 프레임워크 공유 △연구 자료 교환 및 협력 연구 수행 △금융 및 부실채권 관련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실무 경험 및 사례 공유 등에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