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가 참여한 모로코 카사블랑카 신규 조선소 입찰이 지연 위기에 놓였다. 후보 업체 중 한 곳이 모로코 경쟁 당국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져 조사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사업자 선정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27일 모로코 경제지 미디아스24(Medias24) 등 외신에 따르면 모로코 경쟁위원회는 카사블랑카 신규 조선소 운영 사업자 입찰과 관련해 후보 업체 중 한 곳으로부터 조사 요청을 받았다. 해당 업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입찰 과정에서 불공정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위원회는 조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부 검토에 돌입했다. 후보 업체의 이의 제기로 현지에서는 입찰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모로코 국립항만청은 카사블랑카 내 21만㎡ 규모의 부지에 약 3억 달러(약 4400억원)을 투입해 조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규모'로 조성해 지리적 요충지인 모로코의 강점을 기반으로 조선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국립항만청은 조선소 구축·운영을 지원할 파트너사를 찾기 위해 작년부터 입찰을 시작했다. 최종 기술 평가를 진행하며 조만간 사업자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선정된 사업자는 30년간 카사블랑카 조선소를 운영할 기회를 얻게 된다. 선박 건조는 물론 군함 유지·보수·정비(MRO)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HD현대중공업·모로코 엔지니어링 기업 소마젝(Somagec) 컨소시엄 △스페인 마리나 메리디오날(Marina Meridional)·모로코 라디 홀딩(Radi Holding)·중국 닝보 신러 조선 그룹(Ningbo Xinle Shipbuilding Group) 컨소시엄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스페인·모로코·중국 컨소시엄은 최근 공식 성명을 내고 카사블랑카 조선소를 선박 건조와 수리, 해체를 포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종합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술력과 재무 역량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에 맞서 모로코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사업 역량을 홍보해왔다. 지난 2024년 11월 울산 조선소를 방문한 니자르 바라카(Nizar Baraka) 모로코 설비·수자원부 장관을 접견해 세계 최고의 건조 기술과 생산역량을 알렸다. 글로벌 거점 다변화 노력과 장기적으로 모로코의 조선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점도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