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트라우마' 재소환한 中 파라시스…벤츠 EQB 미국서 화재 위험으로 선제 리콜

2026.01.05 16:18:23

2022~2023년형 EQB 169대 대상
배터리 충전율 80% 이하 유지 등 안전 조치 안내

 

[더구루=김예지 기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이 다시금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국내에서 발생한 벤츠 EQE 화재 사고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파라시스 배터리가 이번에는 미국에서 EQB 모델의 리콜을 유발하며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

 

5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된 결함 시정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미국법인은 2022~2023년형 △EQB 250 △EQB 300 4MATIC △EQB 350 4MATIC 등 총 169대에서 고전압 배터리 내부 단락으로 인한 화재 위험을 확인하고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벤츠는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하며, 업데이트 완료 전까지 배터리 충전율을 80% 이하로 제한하도록 안내했다.

 

이번 리콜이 업계의 시선을 끄는 이유는 해당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바로 중국 파라시스 에너지 제품이기 때문이다. 파라시스는 지난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EQE 화재 사고 당시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제조사다. 당시 사고 차량인 EQE 350+에 장착된 파라시스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대규모 화재 피해를 내며 중국산 배터리 포비아를 확산시킨 바 있다.

 

벤츠는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셀 공급업체의 초기 생산 공정 편차와 외부 요인이 결합되어 배터리의 내구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고 공식 인정했다. 벤츠 측은 미국 내에서 실제 발생한 화재 사고는 없으나, 중국 등 다른 시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례를 분석한 결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번 선제적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라시스 배터리의 결함 이력은 과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21년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3만 1963대에 대해 특정 환경에서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실시한 대규모 리콜이다. 당시 파라시스는 제조 공정상의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비용 전액을 부담한 바 있다.

 

벤츠코리아가 앞서 공개한 국내 배터리 제조사 현황과 비교하면 이번 리콜의 성격은 더욱 명확해진다. 국내 판매 중인 EQB 모델에는 한국 SK온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어 이번 미국 리콜과는 제조사가 다르다. 벤츠는 이번 보고서에서 리콜 대상인 파라시스 배터리와 달리 SK온 셀 등이 장착된 배터리 팩은 충분히 견고하다고 평가하며 안전성에 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전기차의 안전이 배터리 제조사의 기술력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파라시스 배터리를 채택한 벤츠의 다른 라인업에 대해서도 글로벌 차원의 정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예지 기자 yeletzi_0418@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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