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가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 승인 이후 연방정부에 제출한 환경평가 서류까지 일괄 수정하며 리치몬드 밸리(Richmond Valley) 태양광·배터리 프로젝트의 규모를 최종 475MW급으로 확정했다. 프로젝트 전반의 용량과 설계를 연방 기준에 맞춰 재조정하면서 환경평가 효율성과 사업 추진 속도가 끌어올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아크에너지는 최근 호주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DCCEEW)에 제출한 ‘EPBC(호주 연방 환경보호·생물다양성 보전법) 심사 문서’를 갱신해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용량을 기존 275MW에서 475MW로 늘린 최종 계획을 반영했다. 연방정부는 아크에너지의 요청을 받아들여 해당 변경을 수용했다.
아크에너지는 지난 10월 NSW 주정부로부터 435MW 규모 태양광 발전소와 475MW/3148MWh 규모의 BESS를 포함한 리치몬드 밸리 프로젝트 개발 계획 승인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에 연방 EPBC 문서까지 같은 규모로 조정되면서 주정부·연방정부 간 인허가 스펙이 통일됐고,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DCCEEW의 환경 영향 최종 평가만 남게 됐다. <본보 2025년 10월 17일 참고 고려아연 아크에너지, 호주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 승인 획득>
주정부 승인 스펙인 475MW 기반으로 설계, 인터커넥션, 도로·펜스 라인 변경, 인버터 추가(80대 규모) 등 전반적 레이아웃을 다시 정비해 연방 문서에 반영했다. 배터리 부지 면적은 기존 5헥타르에서 9헥타르로 확장됐지만, 태양광 패널 배치는 생태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축소돼 전체 개발면적은 오히려 14헥타르 줄었다.
EPBC 심사는 주정부 승인과 별개로 운영되며, 초기 제출안이 이후 변경된 주정부 승인안과 불일치할 경우 개발사가 ‘변경(referral variation)’을 제출해 용량·부지·인프라 구성 등을 수정할 수 있다. 이같은 조정은 주정부·연방정부의 심사 기준 차이에서 비롯된다. NSW는 발전소 사업 계획 적정성에 초점을 두는 반면 연방 EPBC는 생물다양성·생태 영향 평가가 중심이기 때문에 별도 심사가 원칙이다. 이에 따라 연방 제출안은 이후 주정부 승인 계획을 기준으로 갱신하는 과정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리치몬드 밸리 프로젝트는 아크에너지가 약 12억 호주달러(약 1조원)를 투입해 NSW 북동부 머틀 크릭 인근에 조성 중인 장기저장형 재생에너지 복합 발전소다. 2019년 개발을 시작한 이후 올해 10월 주정부 승인을 통해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으며, 연방 승인까지 완료되면 착공이 가능하다. 해당 사업은 2023년 NSW 장기저장장치(LTESA) 입찰에서 선정된 바 있고, 국가 우선순위 프로젝트 목록에도 포함돼 있어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아크에너지는 NSW 주정부 승인 직후 스페인 일렉노르(Elecnor)와 설계·조달·시공 사전 준비 단계(ECI) 계약을 체결해 부지 조사, 구조 인증, 인허가 검증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방 승인 후 본격적인 EPC 계약 체결과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배터리와 인버터를 포함한 ESS 시스템을 공급하고 시운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완공 시 약 17만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NSW주의 석탄 발전 대체 전략과 호주 정부의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