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중 고위급 회담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결정이 임박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광물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현물 금은 온스당 2.9% 상승한 약 4400달러(약 630만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선물 금도 4% 이상 상승한 온스당 440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올해 들어 금값은 65% 이상 상승했다. 마이닝닷컴은 "지정학적·무역 긴장, 연준의 독립성 논란 등이 맞물리면서 피난처 자산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중 양국 정상은 "며칠 내 회담을 열고 공정한 거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금 매도세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며 금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덴마크 삭소은행의 원자재 전략가 올레 한센은 "지금의 금 시장엔 구매자만 있을 뿐"이라며 "지난 17일(현지시간) 나타난 일시적 조정은 이미 새로운 매수세를 불러들였고 여전히 저점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캐나다 TD증권의 댄 갈리 역시 "최근 금값 상승은 투자자들이 상승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극단적 FOMO(기회 상실 공포) 심리에 휩싸였다"고 분석했다.
미국 원자재 회사 CPM 그룹의 매니징 파트너 제프리 크리스티안은 "17일의 급락 이후 정치·경제적 불안이 다시 금 매수세를 촉발했다"며 "곧 금값이 온스당 4500달러(약 640만원)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달 말 예정된 연준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 시장에 추가 상승 여력도 열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 주와 12월에 잇따라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99%로 반영하고 있다. 앞서 연준의 9월 첫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금값은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