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예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방미 일정에 동행한 유영욱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이 베트남의 미래 성장을 위한 에너지 인프라 및 첨단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유 부사장은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 석상에 참석해 베트남 외교부 장관 및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과도 차례로 만나 SK그룹의 베트남 투자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26일 베트남 매체 Vietnam+에 따르면 유 부사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대학교 웨더헤드 동아시아 연구소 주최로 진행된 정책 대화 세션과 이후 이어진 비공개 오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레호아이쭝(Lê Hoài Trung) 외교부 장관 직무대행을 비롯한 베트남 대표단과 아마존(Amazon) 등 주요 글로벌 산업 리더들도 함께해 베트남 경제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들을 논의했다.
유 부사장은 레호아이쭝 장관 직무대행과의 회담에서 베트남 내 △정보 기술 △에너지 △헬스케어 등 SK그룹의 투자 성과를 언급하며, 베트남 정부의 외국인 투자자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레호아이쭝 장관 직무대행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SK그룹의 기여를 높이 평가하며 화답했다.
유 부사장은 가까운 미래에 그룹이 첨단 기술, 현대적 관리가 적용되는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포함해 베트남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날 논의된 주제는 베트남 경제의 향후 성장을 좌우할 두 가지 핵심 기둥인 '기술 확보'와 '에너지 인프라'에 집중되었다. 참석자들은 베트남이 오는 2045년 선진국 진입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첨단 기술 확보 전략과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견고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다. 재생 에너지의 확대와 스마트 그리드 현대화 등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SK그룹이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시장의 중요한 '허브'로 보고 장기적인 투자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현재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에너지, 전자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번 SK와 베트남 정부의 만남은 양측이 첨단 산업 협력을 통해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까지 나서 지난 24일(현지시각) 뉴욕에서 르엉끄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나 에너지 및 반도체 분야 협력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프로젝트 검토와 일부 사업의 '녹색성장 프로젝트' 편입을 제안했으며, 베트남 국가혁신창업센터(NIC)와 반도체 인력 양성 및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상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이미 베트남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유 부사장은 SK그룹 차원에서도 '에너지 선봉장'을 맡고 있는 모양새로 보일만큼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유 부사장이 트란 두이 동 기획투자부 차관을 만나 오는 2050년 베트남의 탄소중립 지원을 약속한 이후, SK이노베이션 E&S는 메콩델타 지역의 효율적인 전력 생산·분배 방안을 공유하고 현지 LNG 사업 가속화에 집중해왔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유 부사장이 응헤안성 인민위원회를 방문해 LNG 화력발전소 사업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울산시 모델을 참고한 '에너지-첨단기술-인공지능 산업단지' 개발 검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 E&S는 태양광 및 해상풍력 발전소 운영과 함께, 베트남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베트남(PVN)과의 청정수소 공동 사업 MOU 체결, T&T그룹과의 LNG 허브 구축 협력 등 베트남의 국가 전력개발계획(PDP8) 이행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