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미국이 원자력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비축할 우라늄 양을 늘리기로 했다.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의존도를 줄이고 원자력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비엔나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연례 총회에서 "미국이 러시아 공급 의존을 줄이고 원자력 발전의 장기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우라늄 비축량을 전략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총 94기의 원자로를 운영 중이고 이 중 약 20%에 해당하는 전력 생산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의 25%를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다.
라이트 장관은 "우리는 더 이상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대체하지 못했다"며 "대형 원자로와 SMR(소형 모듈형 원자로) 모두에서 미국 내 우라늄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전략적 우라늄 매장량 확대와 미국 생산업체로부터의 구매를 위해 1억5000만 달러(약 2100억원)을 요청했지만 의회는 절반만 승인했다.
다만 지난 2022년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에너지부가 에너지 퓨얼스, 우라늄 에너지 등으로부터 우라늄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트 장관은 "적절 비축량의 크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우라늄과 농축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는 뉴멕시코와 오하이오에 상업용 농축 시설이 각각 하나씩 있다.
IAEA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보유한 우라늄 재고는 유럽과 아시아보다 부족한 상태다. 유럽은 기존 원자로에 2년 반 동안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비축량을 갖추고 있고 중국은 현재 발전량 기준으로 12년치에 해당하는 우라늄을 확보하고 있다.
라이트 장관은 "미국 핵연료 공급망 재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새로 건설되는 원자로 수에 따라 추가 비축 규모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추가 비축량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5월 첨단 원자로 배치를 가속화하기 위한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에너지부는 첫 번째 SMR 테스트를 내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