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성주그룹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MCM이 싱가포르에서 신제품 '오 드 퍼퓸' 컬렉션을 선보이며 뷰티 사업 확장에 나섰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가죽 동물 모티프를 향수로 구현한 이번 시도는, MCM이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선언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K패션이 K뷰티에 이어 아시아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MCM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MCM 컬렉션'은 △마이티 베어 △졸리 래빗 △차밍 펍 △달링 독시 △데어링 드래곤 △젠 엘리펀트 등 가죽 동물 모티프에서 영감을 받은 오 드 퍼퓸 6종으로 구성됐다. 소비자가 단순히 향수를 뿌리는 것을 넘어, 개성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하도록 기획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향료기업 dsm-피르메니히(Firmenich)의 마스터 퍼퓨머들과 협업해 완성됐다. 지속 가능하게 조달한 원료를 사용했으며, 황금 조각상을 장식한 병 패키지는 MCM 특유의 대담한 디자인 감각을 드러냈다. 향을 레이어링해 나만의 시그니처 향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출시에 맞춰 공개된 CGI 기반 '애프터 아워스(After Hours)' 캠페인 역시 눈길을 끈다. 매장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MCM의 가죽 동물들이 야간 모험을 떠나는 콘셉트로, 각 향수가 담고 있는 캐릭터와 개성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싱가포르 파라곤 오차드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이번 론칭의 핵심 무대다.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4일까지 진행되며, 향수 시향과 독점 기프트, 경품 이벤트 등이 마련돼 고객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가격은 100ml 기준 198싱가포르달러로, 다카시마야·탕스·이세탄·BHG부기스 등 주요 백화점과 부티크에서도 동시 판매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단순 제품 출시가 아닌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는 전략적 투자로 보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패션에서 뷰티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흐름 속에서 MCM은 아시아를 교두보로 글로벌 뷰티 시장 안착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급 향수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싱가포르 론칭은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고 고객 접점을 넓히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독일에서 탄생한 MCM은 지난 2005년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인수한 이후 대표적인 K-명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0년대 초반 스터드(징) 장식 백팩으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글로벌 K-럭셔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