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예지 기자] 글로벌 흥행작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의 개발사 크래프톤(KRAFTON)이 인도 시장에서의 행보가 남다르다. 인도 시장에 매년 5000만 달러(약 700억원)를 투자해 차세대 히트작 개발과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크래프톤은 현재까지 인도 시장에 약 2억 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글로벌 전체 투자 중 약 9%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몇 년간 중국과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크래프톤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을 글로벌 전략의 주요 거점으로 삼아 현지화와 신규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일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현지에서 최고 매출 게임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매년 최대 5000만 달러를 인도 시장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BGMI와 같은 대형 흥행작을 다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는 크래프톤이 반드시 풀어야 할 도전과제"라고 덧붙였다.
인도 시장은 14억 명의 인구 중 65%가 35세 미만인 '젊은 시장'이다. 손 대표는 "인도 유저들은 가격에 민감하지만, 일단 게임에 몰입하면 매우 강한 사용자 충성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현재 크래프톤의 글로벌 매출에서 약 10%를 차지하며, 이용자 수는 2억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에 크래프톤은 인도 내 퍼블리싱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현지화해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크래프톤은 지난 3월 인도 크리켓 게임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Nautilus Mobile)'을 약 1400만 달러(약 196억원)에 인수했으며, 핀테크 기업 '캐쉬프리 페이먼츠(Cashfree Payments)'에 5300만 달러(약 740억원)를 투자하는 등 게임 외 분야로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이 인도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크래프톤은 경쟁 우위를 점하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단순 투자뿐 아니라, 인도 내 게임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인디아 게임 인큐베이터(KIGI)'를 통해 현지 신생 스튜디오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KIGI의 지원을 받는 캐주얼 게임 스튜디오 '진저 게임즈(Ginger Games)'가 공식 출범했다. 진저 게임즈는 수익화와 장기 사용자 유지라는 모바일 게임의 핵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캐주얼 게임 '몽키 메이헴(Monkey Mayhem)'을 개발 중이며, 인도의 잠재력이 큰 '로그라이트' 장르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