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중국의 텅스텐 가격이 채굴 제한과 수출 통제, 산업 수요 증가 여파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9일 중국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바이인포(BAIINFO)'에 따르면, 중국 내 텅스텐 광석 가격은 27일 기준 톤당 16만5500만 위안으로, 한 달 전보다 17%, 지난해 5월보다 5.8% 오른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텅스텐 중간재인 암모늄파라텅스텐(APT) 가격은 톤당 24만4000 위안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비 16.2%,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한 수치다. APT는 텅스텐 정밀 가공의 핵심 소재로, 산업 전반의 수급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가격 지표로 꼽힌다.
이렇게 가격이 오른 건 중국의 채굴 쿼터 축소 때문이다. 올해 1차 텅스텐 광석 채굴 허용량은 5만8000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6만2000톤보다 4000톤 줄었다.
환경 규제 강화와 텅스텐 산업망 녹색 전환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당국은 광산 개발에 대한 환경 기준을 강화하며 채굴 통제를 더욱 엄격히 하고 있다.
수출 통제 조치도 공급 위축 요인이다. 중국은 지난 2월 4일부터 일부 텅스텐 관련 품목과 생산기술, 데이터에 대해 수출통제를 시행 중이다. 수출 시 국무원의 허가 신청과 '이중용도 수출허가증' 발급이 의무화됐다.
여기에 첨단 산업 수요 확대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텅스텐은 내열성과 내마모성이 뛰어나 초정밀 부품, 절삭 공구, 전자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 소재로 쓰인다. 특히 항공우주·반도체·방위 등 첨단 산업의 성장세가 수요를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현지 텅스텐 기업 '중국 텅스텐 하이테크'는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데다, 시장에서 텅스텐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며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텅스텐 생산국이자 보유국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텅스텐 광석 생산량은 6만7000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82.7%를 차지했다. 지난 2023년 전 세계 텅스텐 광석 부존량은 전년보다 15.8% 증가한 440만 톤이다. 이 중 중국이 보유한 부존량은 230만 톤으로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