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금지 추진…내달 신규 제재안 발표

2025.01.15 09:13:40

EU,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으로 16번째 대러 제재 논의
산업 공급망 재편 예고…중동 대체 공급망 확보 경쟁↑
러시아, EU 제재 강화 속 금속 산업 전략 수정 불가피

 

[더구루=진유진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금지를 골자로 한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한 16번째 대러 제재로, 내달 최종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EU의 대러 제재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알루미늄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U 외교관들은 14일(현지시간) EU 집행위가 러시아산 1차 알루미늄 수입 금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제재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행위는 EU 회원국들과 비공식 회의를 열어 신규 제재안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했으며, 해당 조치는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오는 2월 전쟁 3주년을 맞아 EU 회원국들이 제재안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EU 회원국 10개국은 지난해 말 러시아산 금속에 대한 추가 제재를 요구하는 서한을 집행위에 전달했다. EU는 이미 와이어, 튜브, 호일 등 알루미늄 제품 수입을 금지했으나, 이는 알루미늄 수입량의 약 15%에 불과하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지난해 러시아산 금속 수입을 금지했으나, EU는 회원국 간 이견으로 제재를 미뤄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확정되면 EU와 미국 기업들 간 중동 지역 대체 공급망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등은 전 세계 알루미늄 공급의 9%를 차지하며, 주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위스 무역 정보 업체 트레이드 데이터 모니터(Trade Data Monitor)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EU가 수입한 러시아산 1차 알루미늄은 약 13만 톤(t)으로, EU 전체 수입량 220만t 중 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1%와 2022년 19%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EU의 이번 제재안은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의 완전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러시아는 전 세계 알루미늄 2위 생산국으로, 루살(Rusal) 등 대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2030 금속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금속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알루미늄 생산에 필수적인 마그네슘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며 산업 자립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EU가 20년 만에 마그네슘 채굴을 재개하면서 러시아는 기존 시장에서의 입지 축소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EU까지 알루미늄 수입 제재에 동참하게 될 경우, 러시아는 새로운 시장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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