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총괄했던 페루 광산 개발에 시동이 걸렸다. 고려아연은 인수 후 약 14년 만에 탐사를 시작하고 정광 공급망을 구축한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하는 중에도 해외 자원개발 투자에 박차를 가하면서 최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14일 프로액티보 등 페루 외신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페루 자회사 'ICM 파차파키'는 볼로네시 해발 4260m 고지대 플랫폼B에서 탐사 재개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페데리코 오캄포(Federico Ocampo ) 대표를 비롯해 ICM 파차파키 경영진, 호세 퀸테로스 에너지광업부 광업총국장, 최종욱 주페루 대사 등이 참석했다.
ICM 파차파키는 지난 2005년 설립된 후 아연과 납, 동 등이 매장된 파차파키 광산 개발을 추진해왔다. 해당 광산의 예상 매장량은 1350만t으로 아연 53만t, 납 15만t, 구리 6만t, 은 500t 등으로 추정된다. 고려아연이 2010년 4750만 달러(약 660억원)를 투자해 ICM 파차파키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광산 개발권도 가져가게 됐다. 최 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약 2년 동안 ICM 파차파키 자원개발사업 총괄 사장을 지내며 광산 개발을 직접 이끌었었다.
ICM 파차파키는 하루 657 t의 원광을 처리하며 광산 개발에 매진했다. 당초 2021년 탐사 시작을 목표로 했으나 지역사회와 논의가 지연되고 코로나19까지 터지며 늦어졌다. 오캄포 대표는 "국가 차원의 광산 활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며 "당사는 탐사를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페루에서 광산 개발에 나서며 안정적으로 정광을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정광을 모두 수입했는데 이번 탐사 결과가 성과를 낸다면 수입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아연은 자원개발 사업의 외연도 확대한다. 고려아연은 1990년대 캐나다에 자본금 1200만 캐나다달러(약 120억원)로 현지 법인을 세웠다. 유콘 지역에 500만 t과 브리티시콜롬비아 내 2400만 t 매장량을 갖춘 광산 개발을 수행했다. 2010년 캐나다 아연·동 광산 등을 보유한 울프마이닝의 지분 13.46%를 1000만 캐나다달러(약 100억원)에 취득했다. 2009년에는 볼리비아 아연정광 사업을 타진해 'KZ미네리아 볼리비아'를 세웠으나,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아연 수요가 줄면서 지난 2022년 법인을 폐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