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르네상스] ⑤필리핀, 韓과 내년부터 2단계 원전 조사…2032년 가동 희망

2024.11.07 10:30:56

에너지부 "바탄 원전 부활 위한 협력국은 한국뿐"
필리핀 지리적 특성에 SMR 이상적…뉴스케일·홀텍도 협업

 

'원전은 기후변화의 대안인가?' 그 대답은 지난 2001년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나왔다. 결론은 '대안이 될 수 없다'였다. 23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미국과 영국, 한국 등 주요 22개국은 지난해 총회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세계 원자력발전 용량을 현재의 3배로 확대하자고 합의했다. 퇴물 취급받던 원전이 탄소중립의 수단으로 부상한 오늘날, 한국은 그 중심에 있다. 한국은 지난 1978년 고리원전 1호기를 시작으로 50년 가까이 원전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원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더구루는 한국이 주목하는 원전 도입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정부·에너지 기관·기업 등을 만나 △각국 원전 정책 △민·관 파트너십 △미래 원전 사업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한국 원전 산업의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구루=오소영 기자] 필리핀은 한국과 20여 년 전부터 원전 사업에 협력한 국가다. 40년 동안 중단됐던 바탄 원전 건설을 재개하면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은 어느 때보다 돈독하다. 대형부터 소형모듈원자로(SMR)까지 추진하며 '넥스트 체코(Czech Republic)'로 부상한 필리핀의 에너지 계획을 들어봤다. 필리핀 에너지부의 원전 부서(Department of Energy-Nuclear Energy Division, 이하 DOE-NED), 필리핀원자력연구소(PNRI)와 이야기를 나눴다.

 

Q : 필리핀 정부가 원전 도입을 위해 이룬 이정표는 무엇인가?
카를로 아르실라 PNRI 국장 :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행정부는 2022년 행정 명령 제164호를 통해 원전을 국가의 잠재 에너지원으로 공식 인정했다. 그 이후 모멘텀은 계속 커졌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정부는 적극적으로 국제적 파트너십을 추진했다. 한국, 미국과 같은 국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군도의 특성에 이상적인 SMR을 탐색했다. 

 

Q : 필리핀은 바탄 원전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로드맵을 설명해달라.
DOE-NED : 아직 타당성조사의 초기 단계에 있다. 세부 일정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건설·시운전에는 수년이 걸린다. 바라건대 2030년대로 예상하며 이는 2032년까지 원전을 에너지 믹스에 통합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와 일치한다.

 

Q : 바탄 원전 재개를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한국의 기술을 어떻게 평가하며 어떻게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가?
DOE-NED : 한국은 2008·2017년 발전소 관련 연구를 수행해 바탄 원전에 친숙하다. 이러한 역사적 협력은 현재 타당성조사를 위한 강력한 기반을 제공한다. 한국은 바탄 원전과 쌍둥이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선도적인 원전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평가 과정에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필리핀은 한국수력원자력과 내년 1월부터 2단계 타당성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BNPP의 현재 상태와 개조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포함된다. 발전소 재건 가능성을 결정하기 위한 포괄적인 기술·경제적 평가가 이뤄진다. 타당성조사 관련 비용은 한수원이 부담할 예정이다. 

 

Q :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러시아 로사톰도 바탄 원전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미국·러시아와도 협력 중인가?
DOE-NED : 필리핀 정부는 웨스팅하우스나 로사톰과 협력하고 있지 않다. 바탄 원전의 부활을 위한 주요 협력은 한수원과 하고 있다. 

 

Q : SMR의 잠재력을 어떻게 보는가?
아르실라 국장 : 필리핀은 여러 섬이 있는 군도이므로 중앙 집중화된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를 갖기 힘들다. SMR은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 더 가까이 배치할 수 있어 섬 기반 에너지 공급에 이상적이다. 또한 수동 안전 시스템을 갖췄다. 이는 지진·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한 필리핀 같은 국가에 중요하다. 안전성 평가와 재정적인 실행 가능성, 대중의 수용을 고려해 (필리핀은) 새로운 모듈식 기술에 집중하게 됐다.
DOE-NED : SMR은 공장에서 사전 조립할 수 있으므로 루손, 비사야, 민다니오와 같은 주요 그리드에 연결되지 않은 먼 거리의 지역에 적합하다.

 

Q : 필리핀은 SMR 사업에서도 한국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SMR 기술은 어떠한가?
DOE-NED : 한국의 SMR 기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옵션으로 살피는 중이다. 양국은 2022년 10월 '제2차 경제협력공동위원회(JCTEC)' 회의에서 SMR을 포함한 원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었다.  

 

Q : 필리핀은 SMR 도입을 위해 미국 뉴스케일파워·홀텍과도 협업 중이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DOE-NED : 마르코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뉴스케일파워와 SMR 투자, 부지 선정 연구에 대해 논의했다. 홀텍도 필리핀의 원전 계획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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