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석도 깜짝…롯데 '辛 리더십' 본격화

2022.09.01 15:17:45

김상현·안세진·정준호·강성현 등 총출동
“독한 리더십 내세워 변혁적 롯데 기대”

 

[더구루=한아름 기자] 롯데그룹의 '신(辛) 리더십'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 사면을 받은 후 첫 해외 출장에 신 회장의 최측근 최고위 경영진이 베트남에 총출동했다. 여기에 장남인 신유열 상무까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국정농단 등에 따른 실형 선고 이후 사면까지 지난 5년간 주춤했던 신 회장의 행보를 비춰 볼 때 파격적이다. 앞서 외부 수혈을 통해 신동빈식 새 리더십도 구축했다. 재계는 순혈주의 타파하고 非 롯데맨을 전면에 배치한 이를 ‘독한(辛) 리더십’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 회장이 31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안세진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등 경영인이 모두 모였다. 이들은 롯데의 리더십이자 신 회장의 신(新) 가신그룹으로 통한다.


앞서 지난해 신 회장은 순혈주의를 타파하며 외부 수혈을 마쳤다. 백화점 중심으로 공격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자체 인사로 혁신이 어렵다고 판단해 수장부터 주요 임원진을 외부에서 대거 수혈해 반격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었다.

경쟁사보다 규모는 크지만 내실은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던 롯데 입장에선 자존심 회복과 '신동빈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과도기 인사라는 특징을 담았다.


이들 주요 경영진들은 신 회장과 함께 오는 2일 호찌민시에서 진행될 '에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착공식에 참석한다. '에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호찌민의 신도시 사업인 뚜띠엠 지구 5만㎡ 부지에 쇼핑몰과 호텔 및 주거시설로 구성된 대형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베트남은 현재 백화점, 마트, 호텔 등 그룹 내 19개 계열사가 진출한 핵심 글로벌 거점 기지다. 최근 롯데마트·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물산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 회장은 착공식 외에도 베트남 호찌민시에 있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대체할 해외 사업 시장으로 동남아 비중이 커지며 베트남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실제 非 롯데맨인 이들 조타수의 글로벌 경영 행보는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김상현 총괄대표는 지난달 베트남 중부에 있는 빈시(市)를 둘러봤고, 정준호 대표이사는 6월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에 출장을 다녀왔다. 강성현 대표는 4월 베트남에 일주일간 머물며 베트남 하노이·호찌민·다낭·냐짱 등 베트남 전역에 있는 롯데마트 두루두루 살폈다.


김 총괄대표는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통한다.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신 회장 삼고초려 끝에 직접 발탁한 인물이다. 미국식 합리주의가 몸에 배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직된 롯데의 조직문화를 바꿔 경쟁 업체들을 추격할 적임자로 낙점한 이유다. 그는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신 회장이 그리는 유통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안 총괄대표를 호텔 군 수장에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한 인물이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무엇보다 롯데호텔의 숙원인 기업공개(IPO)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생존을 위한 위기의식 변화는 경쟁사 출신 인사로도 이어졌다. 신 회장의 외부 파격 인사는 유통 계열사에 뿌리 깊게 내린 고질병을 고치기 위한 극약 처방이라는 게 중론이다.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백화점사업부 대표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정 대표는 신세계 출신으로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널, 이마트 부츠 등을 거친 정통 '신세계맨'으로 지난 2019년 롯데에 영입돼 패션 자회사인 GFR을 맡아 왔다. 롯데백화점 대표에 경쟁사 출신이 오른 건 처음이다.


한편 신 회장은 2일엔 롯데건설이 베트남 호찌민의 신도시 투티엠에서 건설 중인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하고, 호찌민시에 있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한아름 기자 arha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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