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국내 ICT 업계 수혜 기업은?

2020.11.28 06:00:00

청정 에너지·전기차·수소차·2차전지 업계 기대감↑
반도체 업계, 미·중 갈등 향방에 따라 부담 확대

 

[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끝나면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청정 에너지, 전기·수소차, 2차전지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반해 반도체, IT 하드웨어, 가전제품 업계는 향후 정책에 따라 부담이 커질 우려가 나온다.

 

◇ 청정 에너지·전기차·수소차·2차전지 '맑음'

 

28일 코트라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이 작성한 '바이든 당선, 한국의 ICT 기업에 대한 부문별 영향은' 보고서를 보면 바이든 당선인은 기후변화 퇴치를 차기 정권의 핵심 슬로건으로 내세워 강력한 청정 에너지 혁신을 예고, 공격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청정 에너지 연구·개발과 저탄소 인프라에 2조 달러(약 221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오는 2035년까지 100% 청정 전력을 생산하고,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했다. 

 

공약대로 추진하면 전기·수소차, 2차전지, 태양광 등 청정 에너지 산업과 저탄소 인프라 산업에 고임금 일자리가 대규모로 생기면서 경제를 부양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또 석탄, 천연가스 발전설비의 폐쇄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연간 설치량이 현재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 탄소 배출 목표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강력한 재정 지원책이 동반될 것으로 보여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른 2차전지 업계의 활성화도 예상된다.

 

다만 자국 우선주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우리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광대역∙5G 분야 기회↑…디지털 경제 정책 주시해야

 

바이든 당선인은 농어촌 지역의 통신 네트워크의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5G를 포함한 통신기술·장비·인프라 부문에 대규모 투자가 예견되는 상황으로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디지털 경제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의료, 교육, 일반 정부 등 정부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데 적극적일 전망이다. 특히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보건, 교육, 제조, 교통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고 인터넷 이용과 관련한 보안 정책, 데이터 암호화 정책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정보 보호는 바이든 당선인이 경선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사안이다.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민주당 일각과 미국 상원 상업위원회에서는 연방 차원에서 소비자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입법안을 제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물리적 콘텐츠와 동등한 정보 보호 기준을 디지털 콘텐츠에 적용하는 통신비밀보호법(ECPA) 의견도 제기된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술기업의 독점과 해체 문제와 관련해서 바이든 당선인은 법인세를 내지 않는 기업이 시장 공정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법인세를 28%로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인세 개편안을 제시했다.

 

◇ 반도체 업계, 미·중 갈등 향방에 따라 부담 확대

 

미국은 현재 미국산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해당 법안은 새로운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을 장려하는 연방 보조금 프로그램(100억 달러)을 포함해 다양한 연방 투자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반도체 연구·개발에 대한 연방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을 입지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도입하며,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려는 취지다.

 

미국의 대(對)중국 강경 기조는 트럼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를 비롯해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전략적 첨단 기술 부문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상호의존성을 줄이면서 기존의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구축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국내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수출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 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우리 반도체, 스마트폰 분야 기업에게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울러 미국 중심으로 공급망이 강화될 경우 국내 기업의 다양한 사업 참여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IT 하드웨어, 가전 분야는 법인세 인상, 특별 디지털세, 해외 소득세 도입 등 새로운 세금 정책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법인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해 미국 현지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우리 기업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홍성환 기자 kakah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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