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주요 산유국 연합체(OPEC+)가 핵심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탈퇴와 중동 전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기존의 증산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산유국 카르텔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OPEC+ 주요 7개국은 오는 3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6월부터 원유 생산 쿼터를 하루 약 18만8000배럴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증산 규모는 지난달 결정된 20만 6000배럴에서 5월 1일부로 연합체를 공식 탈퇴하는 UAE의 쿼터 할당분(약 1만8000배럴)을 제외한 수치다. UAE 탈퇴라는 변수를 제외하면 기존의 증산 스케줄을 그대로 따르는 셈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핵심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OPEC+가 대내외적 혼란 속에서도 '평상시와 다름없는(Business as usual)' 접근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제 에너지 시장은 극심한 공급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세계 최대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우디, 이라크,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이 급감했다.
실제로 지난달 OPEC+ 전체 생산량은 전월 대비 하루 평균 770만 배럴이나 감소한 3506만 배럴에 불과했다. 특히 이라크와 사우디가 수출 제한으로 인해 가장 큰 폭의 감산을 기록했다. 여기에 러시아 마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정유 및 수출 시설에 타격을 입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증산 합의가 실질적인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부분의 회원국이 전쟁과 물리적 봉쇄로 인해 이미 부여된 생산 쿼터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합의는 실제 수급 조절보다는 "OPEC+가 여전히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3일 회의에는 사우디, 이라크, 쿠웨이트, 알제리, 카자흐스탄, 러시아, 그리고 오만 등 7개 국가가 참석한다. UAE가 탈퇴하면서 OPEC+는 이란을 포함해 21개 회원국이 되지만, 최근 몇 년간 이들 7개국과 UAE만이 매월 생산 결정에 참여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