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의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재건축 지구의 시공사 선정 작업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3·4·5구역 조합 모두 이달 말 시공사 선정 총회를 목표로 속도를 내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도 정점에 달하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3·4·5구역은 모두 오는 이달 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23일 4구역을 시작으로 25일 3구역, 30일에는 5구역이 차례대로 시공사를 선정한다.
가장 규모가 큰 압구정 3구역(현대 1~7, 10, 13, 14차)은 현대건설의 무혈입성이 가시화됐다. 현대건설은 전날 공시를 통해 "3구역 재건축 정비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두 차례의 입찰에서 현대건설만 단독 입찰하면서 수의계약 절차를 밟게 됐다.
4구역(현대8차, 한양3·4·6차)도 삼성물산의 독주 체제가 굳어졌다. 삼성물산은 지난 8일 2차 입찰에 단독 참석했다. 재입찰에도 삼성물산만 참여하게 되면서 사실상 수의계약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현대건설과의 격전이 예상됐으나 현대건설이 3·5구역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삼성물산이 4구역을 선점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반면 5구역(한양 1·2차)은 막판 변수로 진통을 겪을 뻔 하다가 시공사 선정이 재개됐다.
5구역에서는 지난 10일 DL이앤씨 관계자가 펜 모양의 소형 카메라로 현대건설 입찰 서류를 촬영하다 적발됐다. 현대건설이 해당 직원을 경찰에 고소하며 입찰 무효 및 사업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갈등이 격화됐다.
강남구청은 “무단 촬영 자체는 부적절하나, 서울시 시공사 선정 기준상 입찰 무효를 명시할 근거가 없다”며 “진행 여부는 조합이 종합적으로 판단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현재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조합에 공정경쟁 확약서를 제출한 상태다. 조합 내부에서는 입찰 무효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수사 결과 전 시공사를 선정하는 데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특히 사업 지연을 우려해 절차를 강행하더라도, 낙찰 결과에 따른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분쟁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이 변수다.
조합들이 이처럼 5월 말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정책적 ‘불확실성’ 때문이다.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서울시의 정비사업 가이드라인이나 층수 제한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또 하반기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가능성에 대비해 시공사 계약을 마쳐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은 상징성이 커 건설사들이 수익성 이상으로 공을 들이는 지역”이라며 “5구역의 법적 분쟁 여부가 이번 압구정 수주 대전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