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나신혜 기자] 션 길핀(Sean Gilpin)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오는 6월 캐나다·멕시코·미국에서 개최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브랜드 경험 중심의 마케팅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최근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 선정된 손흥민과 현대차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전면에 내세운다. 현대차는 북중미 월드컵을 단순히 축구팬만 즐기는 것이 아닌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기술을 소개하고 혁신을 경험케 할 수 있는 하나의 '체험장'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션 길핀 CMO는 마케팅 전문지 치프 마케터(Chief Marketer)와 지난 17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FIFA 월드컵 캠페인을 체험형 마케팅의 가장 좋은 예시로 꼽았다. 그는 "현대차의 혁신이 자동차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며 "CES에서 공개한 아틀라스를 비롯해 이러한 기술이 소비자에게 어떤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지 더욱 자세히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길핀 CMO는 "FIFA 월드컵을 위한 대규모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전국 각지에서 고객들이 브랜드와 직접적이고 오프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손흥민을 대표로 아틀라스, 스팟과 함께 월드컵 동안 다양한 체험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경기장 곳곳에 아틀라스와 스팟을 배치해 경기 운영과 팬 참여 유도, 대회 전반의 안전·효율성 향상을 이룰 계획이다.
길핀이 체험형 마케팅을 강조하는 이유는 물리적인 경험 이후 구매한 고객이 충성 고객이 되는 사례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현대차를 접해보지 못했거나 고려하지 않았던 많은 고객을 만났다"며 "많은 고객이 모든 구매 과정을 온라인에서만 완료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거의 계약 단계에 이르렀다가도 직접 매장을 방문해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고객이 많다"면서 "하지만 가격이 정확한지 월 납입금은 얼마인지 등을 온라인에서 투명하게 알아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마존 이용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에 대해 "고객들이 직접 차량을 보고 만져보는 등 물리적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마존 프로그램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처음 구매한 고객의 충성 고객 전환 비율이 온라인으로 구매한 기존 고객보다 높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오프라인 선호 경향은 Z세대(1997년에서 2001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길핀 CMO는 "그들은 좀 더 직접적인 경험을 원하면서 전자상거래도 원한다"면서 "Z세대는 영업사원의 도움을 받아 차량을 알아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직접 매장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의견을 내놨다. 그는 Z세대의 매장 방문에 대해 "젊은 세대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데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길핀은 체험형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으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그는 "AI 덕분에 데이터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의사 결정을 내리는 시간이 줄었고 실시간으로 성과 시나리오를 계획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길핀 CMO는 AI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커넥티드 TV(인터넷에 연결돼 온라인 콘텐츠를 TV 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는 TV)와 기존 방송, 대규모 스포츠 스폰서십에 대한 투자를 적절하게 조정했다"면서 "매 분기 강한 존재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미디어 투자를 조정해 필요한 곳에만 집중적으로 노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데이터 분석이 미디어 투자 조정에 대한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줬다는 설명이다.
AI의 역할에 대해서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훨씬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서 "지역별로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