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한때 'K-뷰티 인디 브랜드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던 '마녀공장'이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상장 당시 공모가 대비 2배의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로 직행하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현재는 애널리스트들로부터 '분석 가치가 떨어진 종목'이라는 냉혹한 평가를 받는 모양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마녀공장을 단독으로 다룬 증권사 리포트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화장품 업종 전반에 대한 섹터 리포트에서 '언급'되는 수준을 제외하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명시한 개별 분석 보고서는 전무한 실적이다. 유동성 이슈 등 변수도 많은 회사다 보니 분석과 코멘트를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상장 초기만 해도 "일본 시장의 절대 강자", "미국 오프라인 확장 기대주"라며 앞다투어 보고서를 냈던 애널리스트들이 돌연 입을 닫은 배경에는 '실적 모멘텀의 부재'가 자리 잡은지 오래다. 지난해 매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마케팅 비용 증가와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의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추천 리포트'를 쓸 명분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1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5억원에서 104억원으로 43.7% 급감했다.
증권업계가 마녀공장을 외면하는 더 실질적인 이유는 낮은 유통 물량과 거래대금이다. 마녀공장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시장에서 실제로 유통되는 주식 비중이 적어서다.
시장은 말을 아꼈다. 자칫 부정적 보고서가 나올 경우 항의는 물론 불이익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관 투자자들이 리포트를 보고 수십억 원 단위의 매수를 집행하고 싶어도, 호가창이 얇아 본인들의 매수세에 주가가 튀어버리는 상황"이라며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이 담기 어려운 종목을 굳이 시간을 들여 분석할 애널리스트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마녀공장의 시가총액은 상장 초기 기대치와 달리 현재 2000억원 초반에 머물러 있다. 대형 증권사들의 '커버리지 하한선'인 시총 5000억원에 크게 미달하면서 분석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스몰캡의 저주'에 걸린 셈이다.
최근 대주주가 사모펀드(PEF) 계열인 케이뷰티홀딩스로 변경된 점도 시장의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가 주인인 기업은 단기적인 재무지표 개선과 비용 절감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어, 중장기적인 브랜드 투자나 연구개발(R&D) 스토리를 중시하는 애널리스트들에게는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이후 경영 전략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섣불리 '매수' 의견을 내기엔 부담이 클 것"이라며 "사모펀드의 엑시트 전략이 가시화되거나 일본·미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실적 반등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증권가의 '침묵'이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