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 하면서 휘발유와 먹거리 등 물가 전반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정 상황이 악화된 가계도 많아져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지난 3월 소비자기대 설문조사(SCE)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의 중앙값은 3.4%로 나타났다. 전달 3% 대비 0.4%p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4월 3.6% 이후 가장 높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가계를 비롯한 경제 주체들이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주관적인 전망을 말한다. 임금·가격·투자·정책 결정에 반영돼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중앙은행과 시장이 함께 관찰하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향후 3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0.1%p 오른 3.1%로 집계됐다. 5년은 3%로 보합을 나타냈다. 모든 구간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인 2%를 웃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가솔린과 식료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비롯됐다. 미국 소비자들은 1년 후 휘발유 가격이 9.4%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 2022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달 대비로는 5.3%p나 오른 수치다. 식료품 가격도 6%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달보다 0.7%p 높아진 수치다.
가계 재정에 대한 비관론도 심화했다. "1년 전보다 재정 상황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늘어났으며, 향후 1년 동안 재정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구 비중도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동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나빠졌다. "1년 후 실업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과 향후 1년 내 실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계속 웃돌 경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여전히 소수 의견에 머물러 있다.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대체로 연준이 올해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란 전쟁의 출구 전략을 모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동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