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결제·출입 인증 등 초근거리 통신 기술로 활용돼 온 NFC가 전송 속도를 최대 8배 끌어올리고 한 번의 터치로 여러 기능을 동시에 실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차세대 표준 도입이 예고되면서 반도체·스마트폰·핀테크·출입통제·디지털 키 등 관련 산업 전반에서 제품 설계와 서비스 구조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7일 NFC 포럼에 따르면 포럼은 최근 NFC 표준과 이에 대응하는 기술 역량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담은 최신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번 로드맵은 2023년 이후 3년 만에 나온 개편안으로, 전송 속도 고속화와 보안 기준 신설, 무선충전 성능 상향, 다목적 터치 기능 확장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NFC는 스마트폰이나 카드, 태그를 기기에 가까이 대면 즉시 인식·통신이 이뤄지는 초근거리 무선통신 기술로, 현재 결제·교통카드·출입 인증·호텔 키·차량 디지털 키 등 ‘갖다 대면 바로 처리되는’ 인증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데이터 전송량이 작고 속도가 느리며, 한 번의 터치로 하나의 동작만 수행되는 구조가 일반적이어서 기능 확장과 사용자 경험 고도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NFC 데이터 전송 속도는 현행 표준 대비 최대 8배까지 상향하는 방향으로 표준 개편이 추진된다. 결제·출입 인증 과정에서 인식 지연이나 실패를 줄이고, 태그 인식과 기기 간 데이터 교환의 체감 속도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포럼은 '다목적 터치(Multi-Purpose Tap)' 개념을 표준에 반영하는 방향도 제시했다. 한 번의 NFC 터치로 결제·인증·로그인 등 여러 동작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기술 제안을 구체화하고, NFC 리더가 특정 사용자 동작 수행에 필요한 자격증명을 지정·요청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무선 전력 분야에서는 차세대 NFC 무선충전 규격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이어폰·펜 등 저전력 액세서리 위주로 활용되는 NFC 무선충전의 출력 상향과 다중 수신 코일을 갖춘 기기 지원을 목표로 하며, 표준 역량이 확대될 경우 일부 소형 스마트 기기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보안 측면에서는 NFC 포럼 최초의 'NFC 컨트롤러 보안 프로파일'을 제정해 NFC 하드웨어에 대한 최소 보안 요구사항을 표준화한다. NFC 프로토콜을 ‘포스트 양자 컴퓨팅’ 위협에 대비해 미래 대응형으로 보완하고, 신호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중계 공격(relay attack)에 대한 방어도 강화한다.
이번 로드맵은 반도체·부품 공급망과 완성품 제조사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NFC 칩과 컨트롤러, 안테나, 보안 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전송 속도 상향과 보안 규격 신설에 맞춘 차세대 제품 설계가 필요해지고, 스마트폰·가전·차량 제조사는 결제·디지털 키·출입 인증·연결 경험을 포함한 NFC 활용 범위를 재설계해야 한다. 핀테크·출입통제·스마트시티 솔루션 기업들도 한 번의 터치로 여러 기능을 처리하는 표준이 도입될 경우 서비스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 확장이 가능해진다.
포럼은 이번 로드맵의 세부 기술 항목과 추진 일정에 대해 이달 26일 예정된 공식 웨비나를 통해 추가로 설명할 예정이다. 전송 속도 고속화와 보안 규격 신설, 무선충전 고도화 등 각 과제의 구체적 구현 방식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NFC 포럼은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의 글로벌 표준을 제정하는 비영리 산업 협회다. 애플을 비롯해 구글, 화웨이, 아이덴티브, 인피니언, 뉴커런트, NXP 세미컨덕터스, 소니,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주요 IT·반도체 기업들이 이사회 및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표준 제정과 상호운용성 검증, 인증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기기·서비스 간 호환성과 보안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마이크 맥캐먼 NFC 포럼 사무총장은 "NFC는 거의 모든 시장에서 수많은 기기와 활용 사례에 사용되는 잘 확립되고 신뢰받는 기반 기술"이라며 "고객이 기대하는 매끄러운 방식으로 모든 적용 사례가 작동하려면 진정한 산업 조화를 구현하는 글로벌 표준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표준이 대규모로 채택·적용되려면 모든 NFC 이해관계자가 우리의 계획을 인지하고 개발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런 접근이 현재의 활용 사례는 물론 장기적 목표와도 부합하는 향후 진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