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Re램(ReRAM·저항성 메모리)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대체재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플래시 중심 메모리 구조를 보완할 기술로 Re램이 거론,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메모리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공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낸드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Re램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공정과의 호환성이 높다는 점에서 임베디드 메모리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Re램은 소자 내부에 형성된 필라멘트 구조에 전압을 가해 저항 상태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한다. 플래시 메모리와 달리 쓰기·소거 과정이 단순해 속도가 빠르고, 반복 쓰기 내구성이 높아 고빈도 데이터 기록이 필요한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온 환경에서도 데이터 유지력이 안정적인 만큼 산업·전력·차량용 반도체와 IoT, 엣지 인공지능(AI) 칩 등에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Re램 상용화 흐름의 중심에는 이스라엘 Re램 전문 기업 '위비트 나노(Weebit Nano)'가 있다. 위비트 나노는 자체 생산 대신 기술 라이선스와 공정 통합 방식으로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Re램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위비트 나노는 작년 12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Re램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Re램을 TI의 임베디드 프로세싱 반도체용 첨단 공정 노드에 통합하기로 했다. Re램이 글로벌 종합 반도체 기업의 임베디드 공정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플래시 대체 메모리로서의 실사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위비트 나노는 지난해 1월 미국 전력반도체 업체 '온세미(onsemi)'와도 Re램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온세미는 위비트 나노의 Re램을 아날로그·혼합신호 플랫폼 ‘트레오(Treo)’에 통합해 저전력·비용 효율형 임베디드 비휘발성 메모리로 활용하고 있다. <본보 2025년 1월 3일 참고 온세미,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ReRAM 개발업체 '위비트 나노'와 라이선스 계약>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DB하이텍과의 협력이 상용화 단계에 근접했다. DB하이텍과 위비트 나노는 작년 5월 유럽 최대 전력반도체 전시회 ‘PCIM 2025’에서 Re램을 탑재한 130나노미터(nm) 바이폴라-CMOS-DMOS(BCD) 공정 기반 시제품 반도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본보 2025년 5월 7일 참고 [단독] DB하이텍, 위비트나노 'Re램' 기반 칩 시제품 첫 공개>
DB하이텍은 지난 2023년 위비트 나노와 Re램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이후, 130nm BCD 공정에 Re램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테이프아웃에 성공한 데 이어 실제 칩 실물 공개와 데모까지 이어지며 Re램 기반 임베디드 메모리 상용화가 구체화되고 있다.
DB하이텍은 향후 Re램을 포함한 설계 키트(PDK)를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은 표준 모듈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맞춤형 설계를 선택할 수 있다. 고온·고신뢰성이 요구되는 전력·산업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Re램이 기존 임베디드 플래시를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로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