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LG화학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바이오 사업에서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LG화학 손자회사인 미국 항암신약 개발기업 '아베오 온콜로지(AVEO Oncology)'를 앞세워 혈액암과 고형암을 동시에 공략하며,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최근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 사례로 혈액암의 일종인 급성골수성백혈병(AML)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난치성 암을 정면으로 겨냥한 LG화학의 임상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아베오 온콜로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AML 치료 후보물질인 '파이클라투주맙(Ficlatuzumab)'의 임상 1b/2상 시험에서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이번 임상은 60세 이상 미치료 AML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저강도 치료요법인 아자시티딘과 베네토클락스에 파이클라투주맙을 병용하는 방식으로, 안전성과 약동학(PK), 약력학(PD), 초기 유효성을 함께 검증한다.
해당 임상은 글로벌 비영리단체 '블러드 캔서 유나이티드(Blood Cancer United, 구 백혈병·림프종 학회)'와의 협력을 통해 진행된다. 혈액암 분야 최초의 협업 기반 정밀의학 플랫폼 '비트 AML(Beat AML)' 마스터 임상시험 하위 연구로 편입돼 다수의 치료제를 동시에 검증하는 구조다. 이 같은 임상 모델은 개발 효율성과 성공 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클라투주맙은 종양 성장에 관여하는 간세포 성장인자(HGF)를 차단해 c-Met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단일항체 기반 표적항암제다. 고강도 항암치료가 어려운 고령 AML 환자군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영역에서 임상적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의 항암 전략은 단일 파이프라인에 머물지 않는다. LG화학은 지난 2023년 아베오 온콜로지를 약 5억6600만 달러(약 7900억원)에 인수한 이후 항암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왔다. 현재 파이클라투주맙은 AML뿐 아니라 HPV 음성 두경부편평세포암(HNSCC)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며, 미국과 한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아베오는 이미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상업화 경험과 현지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를 발판으로 파이클라투주맙을 두경부암과 혈액암을 아우르는 차세대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마이클 P. 베일리 아베오 온콜로지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성과는 혁신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환자 치료 성과를 개선하려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중요한 이정표"라며 "이번 임상시험 협력을 계기로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를 겨냥한 임상 단계 치료 포트폴리오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LG화학은 앞으로도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질환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고, 글로벌 임상과 사업화를 병행하는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