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현준 기자] 기아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며 연 25만대 판매 고지를 넘겼다. 현지 생산 차량의 수출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중국 완성차 브랜드의 가격 공세와 애매한 브랜드 포지션 등으로 올해 전망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 국빈 방문으로 한중 관계 개선으로 판매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중국 합작법인 위에다기아는 지난해 중국에서 25만3998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2.3% 증가한 수치로, 2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2만700대였다. 지난 2월 이후 10개월 연속 월 2만대 이상 판매를 유지했다.
기아는 지난 2016년 중국에서 65만대를 판매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 2022년 9만4000대까지 급감했다. 이후 반등에 나서며 지난해 20만대를 회복했고, 올해 25만대 선에 재진입했다. EV5 등 중국 현지 생산 차량의 글로벌 수출 확대가 판매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옌청항에서 첫 전용 수송선을 띄우며 누적 수출 50만대를 돌파했다. 현재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호주, 멕시코, 중동 등 89개국으로 수출하며 글로벌 공급기지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내 입지는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 경쟁력이 앞선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는 출혈이 불가피하고 수입 브랜드와 비교하면 프리미엄 이미지도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격과 브랜드 가치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지 못한 채 애매한 포지션에 머물러 있다는 것.
현재 현대차·기아는 중국 내 생산기지를 내수보다는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중국 내 생산 규모는 연 40만대 수준에 그친다. 연간 2300만대를 웃도는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내수와 수출 모두 제한적인 수준이다.
생산 설비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한때 중국에서 5개 공장을 운영하며 연간 생산능력 165만대를 확보했지만, 구조조정을 거치며 75만대로 절반 넘게 줄었다. 기아 역시 옌청에 있는 연산 총 90만대 규모의 공장 3곳 가운데 1공장을 닫고, 일부 설비는 외부에 임대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 국빈 방문으로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중국 내 생산과 판매를 겸손한 자세로 다시 늘려가겠다"며 중국 시장 재도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미 현지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자국 브랜드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여의치 않은 시장"이라며 "다만 중국 정부의 정치적 압력이나 혐한 감정이 해소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올해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