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LG화학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한 김동춘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취임 후 첫 공식 대외 행보로 중국 우시(无锡)시 경제무역대표단을 만났다. 김 사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미래 혁신 주도의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첫 행보가 LG화학의 핵심 생산 거점인 우시시의 대표단 접견으로 결정되면서, LG화학이 중국 시장 협력 강화와 배터리 소재 공급망 현지화를 최우선 전략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5일 우시시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장펑(蒋锋) 우시 시장이 이끄는 경제무역대표단을 직접 접견하고 양측 간의 심도 있는 교류를 진행했다. LG화학은 우시시에 LG화학 중국 기술 센터라는 중국 내 유일한 독립 연구개발(R&D) 센터를 비롯해, 동력 배터리 양극재 공장 등 첨단 소재 분야의 핵심 생산 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김동춘 사장은 장펑 시장과의 좌담회에서 "LG화학 동력 배터리 정극 재료 우시 공장은 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시설"이라며 "우시를 중심으로 중국 내 산업 체인 배치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에 우시와 긴밀히 협력하여 더 넓은 시장을 함께 개척할 의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장펑 시장은 "LG화학이 시장 수요에 맞춰 우시 공장의 기술 갱신 및 제품 업그레이드를 촉진하고 우시의 우위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더 많은 신규 프로젝트와 신규 사업 투자를 모색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 11월 27일 이사회를 통해 7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신학철 부회장의 용퇴를 결정하고 김동춘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김 사장은 지난 1996년 LG화학 입사 후 첨단소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으며, LG화학과 ㈜LG에서 경영전략과 신사업 개발을 담당한 전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새 CEO의 첫 대외 행보가 중국 우시 대표단 접견이었다는 점은, 첨단소재 전문가인 김 사장이 중국 시장과의 협력을 통해 배터리 소재 및 고부가 사업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우시는 SK하이닉스, LG 등 860개 한국 기업이 진출하여 누적 투자액 270억 달러(약 40조원)를 초과한 명실상부한 '한국 자본의 고지'다. 한국은 우시의 최대 대외 무역 파트너로, LG화학의 현지화 및 공급망 안정화에 필수적인 전략적 요충지이다.
한편 장펑 시장이 이끄는 우시 경제무역대표단은 이번 방한 기간 중 서울에서 '2025 우시·서울 투자 협력 교류회'를 개최하고, LG화학 외에도 SK하이닉스, 코스맥스 등 다수의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우시와 한국 간의 산업 및 과학 기술 협력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교류회에서는 LS 일렉트릭의 신에너지 자동차 릴레이 생산 기지 프로젝트 등 6개 우시-한국 중점 협력 프로젝트의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