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나윤 기자] 최근 해외 암호화폐 전문매체들이 잇따라 업비트에 상장된 리플(XRP)의 급등세를 예측하는 기사를 내놓고 있다. 근거가 있는 주장인지 암호화폐 시세 조작을 위한 가짜 기사인지 따져봤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코인페이퍼는 “리플이 한국을 강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업비트에서 리플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모든 시선이 4.5~5달러(약 6400원~7100원) 구간 돌파에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국의 리플 거래량이 전 세계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거래 집중도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외신 크립토이코노미 역시 “리플이 한국을 장악했다”며 “업비트에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은 리플 시장의 열기 중심지로 거래량 급등은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를 반영한다”며 “업비트에서 리플 일일 거래량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추월했다”고 분석했다.
이외 다른 해외 매체들도 최근들어 "리플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 기사를 잇달아 내놓았다. 다만 "거래량이 많다"는 사실만 얘기할 뿐 상승 근거는 없었다. 실제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업비트에서 리플 거래액이 가장 많은 날은 지난 11일인데 하루 동안 216억4000만 달러(약 30조8200억원)치가 거래되기도 했다.
황석진 동국대 블록체인센터 교수는 “우리 나라 투자자가 비트코인에 이어 가장 많이 보유한 코인이 리플”이라며 “한국 내 거래량이 많고 가격 변동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업비트 등이 자주 언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의 연이은 ‘리플-한국’ 프레이밍을 두고 "시세 조작을 위한 뉴스가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국내 거래량이 글로벌 시세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있지만 특히 업비트만 꼭 집어 "폭등할 것이다"라고 과도하게 부각하는 보도가, 투기 심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비트 리플 폭등' 보도가 쏟아지는 것과 달리 리플 폭등세는 없었다. 오히려 '폭락'만 있었다.
10월 한달 간 업비트 기준 리플이 가장 많이 오른 날은 10월 12일로 4%에 불과했다. 가장 많이 떨어진 날은 10월 10일로 약 10%에 달했다. 10월 1일 4188원 이던 리플 가격은 30일 현재 3800원대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0월 1일 3455.83에서 29일 4081.15로 18%나 올랐다. 월간 상승률 18%는 2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