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포스트 양자 암호(PQC)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행정명령을 작성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 법(National Quantum Initiative Act, NQIA)' 재승인 논의와 맞물려, 미국 정부의 양자 기술에 대한 정책 지원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공공 기술 전문매체 넥스트거브(Nextgov)에 따르면 백악관은 양자 정보 과학과 포스트 양자 암호화(Post-Quantum Cryptography, PQC) 전환에 중점을 둔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넥스트거브는 행정명령이 최대 3건까지 작성될 것이라며, 행정부가 다루고자 하는 양자 기술의 범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준비하고 있는 행정명령에는 연방 정부와 기관, 관련 기업의 '전산망'을 지난해 미국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이 발표한 PQC 알고리즘 표준으로 신속히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자 오류 문제를 해결한 내결함성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에 앞서 전환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도입 일정 등이 적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PQC 알고리즘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양자컴퓨터의 발전이 현재 암호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암호 체계는 소인수분해나 이산로그와 같이 슈퍼컴퓨터로도 수십억 년이 걸리는 복잡한 수학 문제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을 통해 이 문제들을 수 시간 만에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쇼어 알고리즘은 소인수분해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이다.
특히 우려되고 있는 공격이 '수확 후 해독(harvest now, decrypt later)'이다. 현재 암호화된 데이터를 수집·저장해뒀다가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한 번에 해독하겠다는 것. 이에 양자컴퓨터 도입 전 우선적으로 PQC 도입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행정명령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의 정책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중이던 2018년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NQI)법에 설명했다. NQI법에는 백악관 국가양자조정실(NQCO) 등 거버넌스를 정비하고,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국립과학재단(NSF), 에너지부(DOE) 등 핵심 기관에 연구개발(R&D) 역할을 분담해 민관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NQI법은 2023년 만료됐으며,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수정된 내용이 담긴 '단기간 내 응용을 위한 양자 샌드박스 법안(Quantum Sandbox for Near-Term Applications Act)'이 논의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연구가들이 실제 환경에서 양자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양자 샌드박스'를 구축해,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가속할 수 있도록 민관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담고있다.
업계는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양자 기술 육성 의지가 확인되면서 관련 기업에게는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방정부가 PQC 전환을 의무화하면 관련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사례를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은 현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명령을 통해 양자 기술 관련 정책을 개시하고, NQI법 재승인을 통해 기술 개발 속도도 가속시킬 것"이라며 "양자 기술 전문 스타트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빅테크에는 전략검증, 조달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